기차연착으로 특실 탔다.

2011.02.07 17:22

이정민 조회 수:1286 추천:68

기차 연착으로 특실 탔다.

지난 연말에 서울 큰 딸네 집에 갈 때의 일이다.
진해에서 서울까지 가는 직행 기차는 없어서 창원 중앙역에서 KTX로 환승하기 위해 내리니 눈이 내리고 날씨가 흐렸다. 어디서 타야 되느냐고 물으니 승차표를 보자고하여 보이니까 이미 차는 떠났다며 어서 올라타라고 하여 도로 새마을호를 탔다. 새마을호가 10분 연착하는 바람에 내가 탈 기차를 놓쳐서 동대구까지 가야 된다고 했다. 동대구까지 가는 동안 전무님과 관계자들은 계속 전화를 하며 애를 태웠다. 내 잘못도 아니고, 도리 없다고 생각하며 무사히 서울까지 갈 수만 있으면 된다고 하면서도 마중 나와서 기다릴 사람에게 미안해서 몇 시에 도착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 기다리라고 했다.
어차피 늦은 것 마음을 조급하게 먹는다고 될 일이 아니라서 내가 전무님을 위로(?)했다.
“나로호 발사도 예상대로 잘 안되었는데 기차라고 연착을 안 하겠습니까?
그러나저러나 내가 타게 될 기차에 좌석은 있을까요?”
“17호차,18호차는 자유석이니 좌석은 있을 것입니다.”
“ 좌석만 있으면 됩니다. 아무튼 동대구까지 가봅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계속 전화를 주고받더니 다행히 연결되었다며 동대구에서 KTX 116열차 특실 2b석을 내 좌석으로 연결 시켜 주고 전무님은 가벼운 마음으로 새마을호를 타고 달려가셨다.
특실은 일반실보다 조용하고 생수도 준비 되어있어서 마셨다.
긴장을 한 탓인지 생수 맛이 다른 때보다 더 좋았다.
외국인들이 비교적 많았고 잠자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내 뒤에 앉은 남자 분은 노트북을 내 놓고 업무 지시를 하고, 내려올 때 차표 예매해서 같이 오도록 하자며 거의 서울 다 갈 때까지 휴대폰을 들고 이야기를 하였다.  다른 두 분은 특실 통로에서 리스트를 체크해가며 휴대폰으로 일을 보기도 했다. 젊은 사람들 이렇게 바쁘게 사는데 부모들은 이런 줄도 모르고 자주 안 오느냐며 서운해 하거나 전화를 기다리기도 한다.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여러 가지 일을 볼 수 있는데 나이 많은 어른들은 오는 전화 받는 것 외에 다른 기능은 잘 알지 못한다.
나도 오는 전화 받고, 사용하기는 해도 문자도 보낼 줄 모른다.  휴대폰으로 기차가 연착해서 늦게 도착한다고 통화 하였다.
바꿔 탄 기차는 처음 도착 시간보다 약 15분 뒤에 도착하였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로마서8:28) 아멘.
2011.1.13. 이 정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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