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선에서 벗어나기

2008.09.23 20:36

이정민 조회 수:1701 추천:51

독선에서 벗어나기

김영봉_ 연세대학교 국악연구원 연구 교수입니다.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해내는 그는 ‘옛 시 읽기와 즐거움’을 책으로 펴낼 예정입니다.


대개 천하의 이치는 끝이 없고 한 사람의 총명함에는 한계가 있다. 한계가 있는 재주와 지혜로써 끝없이 많은 사물을 접하니 어찌 일마다 그 올바름을 얻을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반드시 여러 사람들의 귀를 취하여서 나의 귀로 삼고 여러 사람들의 눈을 취하여서 나의 눈으로 삼은 다음에야, 총명함이 사방으로 통달하고 사물의 이치가 다 비추어져서, 덕이 이루어지지 않음이 없고 다스림이 미치지 않음이 없게 된다.

-성혼成渾의 <기묘봉사己卯封事> 중에서

자신이 똑똑하다고 여기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깨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독선과 아집에 빠져서 남의 의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무시하기 일쑤다. 그들이 평균적으로는 남들보다 더 옳을 수도 있다. 그러나 보통보다 조금 낫다는 알량한 자부심이 자만심으로 발전하여 마치 모든 일에 다 뛰어난 양 착각하고 항상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은 인간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세상의 정보와 지식과 이치는 무한하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가 있는 반면 모르는 분야는 훨씬 방대한데,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진리를 망각하고 산다.
이글은 인간의 그런 결점을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바로 평범한 여러 사람의 귀와 눈을 나의 것처럼 겸허하게 받아들여서 자신의 총명을 기르는 자료로 삼으라는 것이다. 퇴계 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능히 자신의 생각을 버리고 남의 생각을 따르지 못하는 것은 배웠다는 사람들의 큰 결점이다. 세상에 이치는 끝이 없는데 어찌 자기만 옳고 남은 그르다고 할 수 있겠는가”.


샘터 10월호 옛글읽기에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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