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요금때문에 아들을 떠나보낸 아버지

2006.02.17 22:34

윤봉원 조회 수:1855 추천:180

휴대전화 요금때문에 아들을 떠나보낸 아버지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휴대전화 요금제도가 정착돼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기온이 급강하한 17일 오후 KT[030200] 광화문 지사 정문 앞.

전북 익산에 상경한 강복식(43)씨는 아들의 유골함을 앞에 두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얇은 점퍼에 장갑도 끼지 않은 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문구를 앞뒤에 둘렀다.

강 씨는 지난 15일 370여만원의 휴대전화 요금때문에 자살한 강 모(17.중3)의 아버지.

이날 오전 아들을 화장한 뒤 유골함을 들고 곧바로 상경해 오후 3시부터 시위를 시작했다는 강 씨는 “사람들이 다니지 않을 때까지 이 자리에서 떠나지 않을 겁니다. 내일도, 모레도 시위를 계속하겠습니다. 그것이 아들을 떠나보낸 아버지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트럭운전을 하는 강 씨는 컨테이너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싣고 가 항구에 내려놓다가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자살 전날인 14일은 아들 생일이었습니다. 마침 그날 고등학교 예비소집도 있었습니다. 함께 사는 고모 말로는 아들이 교과서까지 받아와서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날 오후 4시 KT 익산지사로부터 받은 전화 한 통이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KT 익산지사는 부산에 사는 강 군의 어머니에게도 전화를 해 1월 휴대전화 요금이 150만원 정도 나왔다고 통보했다. KT 지사에 확인한 결과 2월 요금까지 합치면 370여만원이었다. 고모 집에서 누나와 함께 살고 있던 강 군은 결국 고민 끝에 죽음을 택했다.

강 씨는 지난달 9일 고등학교 입학 기념으로 아들에게 휴대전화를 선물했다고 한다. 강 군은 그 전까지 LG텔레콤[032640]의 청소년 정액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KTF PCS를 재판매하는 KT 대리점에서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했다.

강 씨는 대리점에 전화해 LGT 때처럼 정액제로 해달라고 부탁했으나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는 이번 사건후 자신이 정액제를 요청했다는 확인서를 대리점으로부터 받았다고 한다.

강 씨는 “KT가 법적인 책임은 없을 수 있으나 도덕적, 윤리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면서 “앞에서만 청소년 보호를 얘기하지 말고 진심으로 부모의 마음에서 기업을 운영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다 잘했다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어떻게 기업이 나이 어린 청소년에게 전화를 해서 엄청난 요금을 얘기할 수 있는가. 어린 나이에 그런 상황이 되면 어느 누가 놀라지 않겠는가”라면서 “KT 직원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청소년에게는 죽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3월말 단말기 보조금 일부 허용을 앞두고 가입자 유치를 위해 골몰하고 있는 통신사들은 아들의 유골함을 앞에 두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강 씨를 뭐라고 위로할 것인가.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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