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안에서 안식

2004.12.22 07:35

윤봉원 조회 수:907 추천:127

<주 안에서 안식>

화사한 벚꽃이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아! 참 아름답다” 는 감탄을 자아내게 하더니 연이어 푸르른 잎들이 싱그러움을 더해 준다. “돋보기를 오래 쓰고 있으면 눈에 무리가 갑니다. 자주자주 푸른 산을 바라보십시오.” 라던 안경 원 기사님이 친절한 말을 생각하며 우리 상점 앞에 서 있는 벚꽃나무의 잎들을 보고 눈을 식힌다. 요즘 날씨가 가물어서 알기라도 하듯이 관리원들이 차를 갖고 다니며 벚꽃나무 가지들을 쳐서 싣고 갔다. 깨끗이 이발한 듯한 나무를 보며 마음속으로 관리원들께 감사를 표했다. 오랜만에 남편과 같이 집에서 가까운 탑산으로 산책을 갔다. 산책로에는 흑자색 버찌가 많이 떨어져 있고, 언덕바지에는 빨강 산딸기와 야생 나팔꽃이 반겨 주었다. 아카시아 잎들이 무성하였고 사이사이에 옺나무가 있어서 나는 멀쩍이 물러섰다. “저 패랭이꽃들 봐 패랭이가 군을 이루고 있지?” “ 식물들도 가만히 살펴 보면 같은 종류끼리 모여 있단 말이야.” 동심으로 돌아간 남편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하나님께서 천지만물을 엿새 만에 창조하시고 지금까지 홀로 관리 보존하시니 얼마나 놀라우셔요?” 하며 남편과 함께 하나님을 향하여 감사와 찬양을 드렸다. 계단에 앉아서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쉬고 있는데 남학생 셋이 플라스틱 물병을 들고 이야기하며 올라왔다. “저 학생들은 얼마나 건전하냐?!” “오락실 안가고, 이 좋은 공기 마시고, 산책하러 왔으니…” 하며 지나치려는 학생들에게 몇 학년이냐고 남편이 말을 건넸다. “중학교 2학년 입니다. 그런데 이 아는 초등학교 6학년 이예요.” 하며 그 중에서 제일 큰 학생을 가리키니 계면쩍은 듯이 씩 웃고 지나갔다. 요즘은 갈비를 해가는 나뭇꾼이 없으니 산에 갈비가 수북수북 쌓여 있었다. 내가 시집 올 때만 해도 가마솥처럼 생긴 검정 무쇠 솥에 장작이나 갈비를 때서 밥을 지었다. 그래서 지금도 산에 쌓여 있는 갈비와 솔방울을 보면 자연히 눈길이 쏠리고 마음이 푸근해진다. 내려오는 길에 싸리나무와 뽕나무, 딱나무, 감나무, 마를 가리키며 이름을 묻는데 나는 별로 아는 게 없었다. 할아버님과 사촌들과 들에 갔었다며 그 때 본 나무나 풀들을 볼 때마다 이름을 가르쳐 주었다. 모처럼 평온한 마음으로 산책을 하고 돌아와 어머님 저녁 식사를 차려 드리고 오전 예배 때 받은 말씀을 묵상했다. “실로 내가 내 심령으로 고요하고 평온케 하기를 젖 땐 아이가 그 어미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중심이 젖 땐 아이와 같도다” 시편 131:2절 말씀이 나를 더욱 평온케 하고 온유하신 예수님의 마음을 본받게 하였다. 주일 오후 예배를 드리러 가는 마음은 주 안에서 안식을 누리며 하나님 아버지의 품 안에서 젖 뗀 아이와 같이 평안을 누렸다. 할렐루야!

2000. 6. 19 진해 진광교회 이 정민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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