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했어요. 고맙습니다"

체코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서 금ㆍ은ㆍ동메달을 따낸 자폐증 수영선수 김진호(19ㆍ부산체고 2년)군이 13일 오후 프라하발 대한항공 KE936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김 군은 입국장에서 얼굴을 알아본 사람들이 다가가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1등했어요"라며 일일이 악수를 했다.

어머니 유현경(44)씨는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아시아지역 장애인 수영대회에 나간 것을제외하면 사실상 첫 세계대회 출전에서 우승해 더할 나위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김 군은 이날 바로 부산으로 내려간 뒤 다음달 14일 울산에서 열리는 제86회 전국체전에 부산 대표로 고등부에 출전해 일반 선수들과 기량을 겨룰 예정이다.

유씨는 "진호의 기록은 현재 국내 12위권인데 내년 전국체전까지 8강 이내에 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유씨는 "나는 수영을 통해 진호에게 세상과 다리를 놓아주는 역할을 할 뿐"이라며 "진호가 사회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엄마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이번에도 주위 여러분의 관심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김 군을 3년간 전담해 지도한 배내식 코치는 "진호가 우승한 순간 더욱 큰 짐이와 닿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 아시아를 벗어나 세계무대에서 뛰는 선수가 됐다.

더 큰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배 코치는 "평소에 엄하게 훈련시키다 보니 진호가 대화하기를 꺼릴 때도 있다"면서 "우승도 기쁘지만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던 진호가 이젠 모르는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게 더 자랑스럽다"고 웃음지었다.

유씨는 "부모가 포기하면 세상 사람 모두가 포기한다는 생각에 어려움을 참아내고 진호를 위해 노력했다"며 "노력하면 반드시 길이 열리고 도움의 손길이 다가온다는 것을 장애인 가족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 윤봉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09-1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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