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머슴, 작은 머슴

2005.01.11 19:19

윤봉원 조회 수:947 추천:127

큰 머슴, 작은 머슴



어릴때 큰댁에 가면 들에서 일을 하고 돌아온 큰 머슴, 작은 머슴에게 밥을 고봉으로 담아 상을 차려 “먹고 더 먹게 ” 하시던 할머님 말씀을 듣고 저렇게 많은 밥을 다 먹고 또 더 먹는가 생각했다. 저녁에 할머님께 “머슴은 밥을 참 많이 먹지요?” 라고 말씀 드렸더니 “머슴을 들이려면 옛말에 밥 먹여보고 들이라는 말이 있다. 밥을 잘 먹는 사람은 건강해서 일도 잘 한단다.” 하셨다. 부엌에서 일을 하시는 큰 어머님과 숙모님과 고모님은 밥을 수북하게 가술적으로 잘 담았고 반찬도 접시에 수북수북 담아 상을 차려 놓으면 작은 머슴이 들고 가서 맛있게들 식사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그때는 모든데 신토불이요, 무공해 식품이어서 얼마나 맛이 좋았는지 모른다. 우리 교회 여 전도회장님은 “나는 공부도 많이 못했고 아는 것 없지만 일 배워서 시집과 이날 이때껏  일하며 살기 때문에 일꾼이다.”고 하신다. 요즘 학교에서는 입시 위주로 교육을 하다보니 딸들에게 집안살림살이를 가르칠 시간이 없고, 학교에서도 형식적으로 가사 실습을 할 뿐 일을 배울시간이 없는 실정이다. 그러자니 젊은 새댁들은 시집가서 그 때부터 일을 배우는 게 거의 대부분일 것 같다. 오늘우리 교회에서 지방공회 교역자 회의가 있어서 목사님들 19명이 오셨고 사모님도 두 분 오셨다. 오전 11시에 예배드리고 회의 하신 뒤에 점심식사를 하시기로 되었는데 큰 머슴이신 회장님은 서울에서 남편 집사님 병간호 하시느라고 못오시고 나는 일을 할줄 몰라 걱정이 되어 기도만 하였다.

6년전 목사님들께서 오셨을 때는 회장님 댁에서 모두 주무시고 아침 식사를 하셨는데 역시 큰 머슴답게 혼자서 일을 다 하셨다. 이번에는 목사님과 사모님과 우리 모두 기도하고 의논하여 교회 사택에서 준비해서 4층 교육관에서 점심식사를 하시기로 결정하였다. 오전 10시쯤 사택에 가니 9개월 된 최 수연이를 데리고 박 연숙 자매가 먼저 와 있었다. 우선 그릇을 챙겨 씻었다. 아이는 재롱을 부리며 잘 놀고 박 연숙 자매는 마른 행주로 그릇을 닦아 정리를 하고 간식거리를 담고 있는데 김 연이 권찰님이 땀을 흘리며 급히 들어오셔서 채소와 포도를 씻었다. 김 정애 권찰님은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 반선광이와 함께 와서 그릇을 함께 챙기고 정리한 뒤 밀가루와 상치를 사 왔고, 김 자경 자매는 친정 어머님이 사 주신 수저를 목사님들께 먼저 쓰임받게 되어 기쁘다며 새 수저를 갖고와 반찬을 담았고, 송화선 권찰님은 전구지 전을 부치느라고 고소한 냄새를 풍겼다. 반 성광이는 믿음의 여동생 최수연이를 잘 보며 함께 기뻐했고 사모님은 전화 받으시랴 총 점검하시랴 바쁘신 가운데도 마냥 즐거워하시고 젊은 김정애 권찰님과 박 연숙자매와 김 자경 자매는 4층까지 음식을 부지런히 갖다 날랐다. 우리 진광교회 이사 온 뒤로 처음 목사님들을 모시게 되어 기쁨으로 연신 입가에 웃음꽃들이 피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조금씩 왔는데 오늘은 날씨가 활짝 개이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선풍기를 켜지 않아도 되었다. 목사님들의 점심식사가 시작된 뒤 우리도 화기애애한 가운데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출애굽기 27장 1절에서 8절에 번제단의 규격과 그 기구들을 말씀하고 조각목으로 장과 광이 오 규빗으로 네모 반듯하게 만들라고 하셨다. 번제단 위의 희생제사를 통하여 백성들이 하나님께로 나아가게 되는데 조각목 같이 아무 쓸데없는 나, 다른 사람에게나 내 자신에게 상처를 주고 받은 나를, 예수님께서 희생적인 사랑으로 나 대신 죽으시고 그 피로 씻어 정하게 하사 주님의 성전으로 삼으셨으니 하나님 말씀을 맛있게 잘 받아 먹고 영육간에 강건하여 주님께 큰 머슴으로 쓰임받기를 간절히 기도 드린다. 할렐루야!

2000. 8. 28. 진해 진광교회 이 정민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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