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없는 나

2004.04.10 19:11

윤봉원 조회 수:926 추천:117

<철 없는 나>

“윤서야. 보고싶다. 진해 오너라.”

“오빠! 나도 오빠 보고 싶어. 엄마랑 아빠랑 같이 갈게.”

“오빠가 서울로 와.”

이곳 진해에 있는 외손자와 서울에 있는 외손녀는 보고 싶다고 야단들이다가도 정작 만나면 장난감 때문에 서로 싸우고 울고, 시끄럽다. 이번 군항제 때 큰 딸이 남매를 데리고 왔다. 초등학생이 된 이곳 외손자는 새로 사귄 학교 친구들이 와서 컴퓨터 게임 하느라고 윤서와 놀아주지 않으니 “강훈이 오빠야! 같이 놀자.” “할머니 오빠가 안 놀아줘요.” 하며 징징거리고 졸라대었다. 아이들과 시내 벚꽃구경을 하러 나갔다. 꽃을 보고 좋아서 팔짝팔짝 뛰었다. 아직 말이 서투른 규민이는 우우 하면서 잡은 손을 뿌리치고 달아났다. 중원 로타리에는 관광객들로 꽉 찼고 상인들과 손님들로 붐볐다. 아이들은 두리번거리며 보는 것마다 사달라고 하더니 새장 앞에서 발을 멈추고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다가 만지려고 해서 저쪽으로 구경을 하러 갔다. 춤추는 인형 앞에서는 깔깔 거리며 손뼉치고 박자를 맞추었다. 솜사탕 아저씨가 수레를 끌고 오자 또 이번에는 솜사탕 먹은 이야기를 하며 내 뜻을 살핀다. 손에 묻으면 끈적거리니 나중에 갈 때 사자 하며 걸어가는 데 강훈이가 “노란 포켓몬스터 풍선 사주세요.” 윤서는 “빨간 텔레토비 풍선 사주세요.” 하며 좋아했다. 하나씩 사주고 규민이는 로버트 그림이 있는 둥근 풍선을 아저씨가 주니까 ‘싫어요’ 하며 형과 누나 것만 달라고 떼를 썼다. 불꽃쇼가 시작되고 불꽃이 밤 하늘을 수 놓으니 많은 사람들이 와! 와! 하며 함성을 질렀고 아이들도 좋아서 껑충껑충 뛰며 고함을 질렀다. 아이들이 두고간 노란색, 빨간색 풍선을 보며 생각하니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나도 아이들처럼 철없고, 내 것만 챙기고 소외감 느끼며, 그러면서도 내가 할 일이나 돌 볼 사람들에게는 힘들어 하고 때로는 파하며, 나를 알아주고 받아주고, 내 말 들어주는 이를 좋아하는 너무나 철없는 나 자신을 돌아 보게 하였다.

마가복음 10장 43절에서 45절에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고 하셨다.

예수님과 함께 3년 동안 생활 하면서 직접 말씀을 듣고 배운 제자들도 누가 더 크냐는 문제로 다투었으니 성령의 소욕이 육체의 소욕을 제어하지 않는 한 자기 부인은 어려운 일이다. 오늘도 내 자신을 쳐 성령에게 복종하며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워 옛사람을 이기고 예수님처럼 섬기는 삶을 살아 가도록 간절히 기도 드린다. 할렐루야!

2000. 4. 6. 진해 진광교회 이 정민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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