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2003.06.05 12:52

윤봉원 조회 수:834 추천:125

생일

생일 순산예정일이 다 된 딸이 배가 아프다면서 아침 9시경 병원에 갈려고 왔기에 아파도 참아야 된다.

옛말에 호롱불이 보이지 않아야 된다고 하니 그렇게 알고 참으라고 했다. 분만실에는 들어오지 못하게 해서 복도에서 기도 드리며 성경을 읽고 있는 데, 오후 4시쯤 사위가 왔기에 나는 상점에 나왔었다. 한 반시간쯤 있으니 사위가 들뜬 목소리로 “장모님! 순산했습니다.” 하고 전화를 하였다.

“뭐 낳앗는가?” “산모와 아이는 다 건강하겠지?” “예!” “아들 입니다.” “장모님 가시고 조금 있다가 낳았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감사 합니다.” 하고 전화에 대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렸다.

“축하 하네. 내가 이불 갖고 갈 테니 자네는 병원에 있게” 라고 말한 뒤 집에 전화를 했더니 외할아버지가 된 남편이 허허 웃으며 좋아 하였다. 금방 상점에 교대 하러 나왔기에 집에 가서 이불을 챙겨 머리에 이고 병원으로 걸어서 갔다. 택시 타기에는 가깝고, 걸어가기에는 좀 멀지만 마음이 기쁘고, 바쁜데 언제 줄서서 택시 잡고 할 겨를이 없었다.

1994년 1월 20일 저녁 면회 시간에 간호사가 아이를 안고 신생아 실에서 창문가까이 오더니 아이의 얼굴을 돌려줘서 창문으로 들여다 봤다.

코와 입술이 사위를 쏙 빼닮았고, 눈 언저리와 이마는 외탁을 한 것 같았다. “자네를 쏙 빼 닮았네” 라고 말했더니 자기를 닮은 아이를 보니 신기하고, 사랑스러워 사위는 빙긋이 웃고 있었다.

3일만에 퇴원해서 집에 오니 온 식구들이 좋아서 아이 옆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그 중에서도 초등학교 다니는 막내 질녀가 제일 좋아했다.

“언니야! 아가야 손 한 번 만져보면 안되나?”

“아가야 한 번만 안아 보자” 하며 학교가 마치면 집에 와서 아이를 잘 보았다. 당찬 질녀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동네를 한 바퀴 돌고는 잠도 잘 재우고 응석도 다 받아 주고 나 보다 아이를 더 잘 보살폈다.

어느 덧 외손자는 유치원에 다니고 질녀는 중학생이 되었다. 외손자가 컴퓨터 배운다고 질녀한테 갔다가 공부하는 데 방해도 되고, 제고 집대로 하다가 쥐어 발혀 큰 소리로 울기도 한다. 그래도 금방 “유림이 이모야! 학 접기 하자 하며 색종이로 학 접기도 하고 별도 접고, 꽃도 접으며 둘이서 잘놀고 깔깔거려 집안에 생기가 넘친다.

“할머니, 오늘 유림이 이모 생일이예요.”

“네가 어떻게 아니?”

“엄마가 말해 줬어요.” 라고 했다.

질녀의 생일은 8월 8일이라서 88올림픽을 생각하고 곧 잘 기억 했었는데 어쩌다가 잊었더니 강훈이가 챙겼다. 질녀가 태어 나던 날 내가 동서와 함께 병원에 있었다. 늦은 반에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도 아무 말이 없어서 “아들입니까? 딸입니까?” 하고 물으니 “예쁜 공주입니다. 축하 합니다.” 라고 했다. 맏 며느리인 내가 딸마 셋을 낳았고 큰 동서가 남매를 낳았으며, 작은 동서가 딸을 낳은 뒤라서 아들 낳기를 기다렸다가 딸이라는 말에 멍청히 않아 있으니 “시어머님 이세요?” 하고 물었다. 동서가 얼른 “아녜요, 우리 형님 입니다.” 라고 했다.

내가 딸을 낳을 때마다 실망하시며 서운해 하시던 어머님의 모습을 나도 그대로 나타냈던 것 같다. 그러나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께서 나를 불러 주시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사랑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라는 에베소서 1장 5절 말씀을 이루어 주셔서 1993년 12월 26일 세례를 받게 하시고 새로운 피조물로 인쳐주셨다. 세례 받고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으니 예수님만 닮아서 참 다운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야 하는 데 영적 나이는 채 일곱살도 못되 아이라서 그런지 행함이 부족하다, 어머님과 손자와 함께 주일 예배를 드리고 오니 마음이 한결 즐겁다.

예수님을 닮기 위해 손자와 함께 성경쓰기를 하며 하나님 말씀을 읽어나가니 손자는 하루가 다르게 글씨가 깨끗하고 바르며, 계명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대답한다. 할렐루야!

“여자가 해산하게 되면 그 때가 이르렀으므로 근심하나 아이를 낳으면 세상에 사람 난 기쁨을 인하여 그 공통을 다시 기억지 아니하느니라” (요한복음 16장 21절) 아멘

1999. 8. 8. 진해 충 무 동 교회 이 정민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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