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갑

2003.07.04 15:04

윤봉원 조회 수:952 추천:141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9월초에는 매미와 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더욱 구성지게 들린다. 낮에는 상점 앞 벚꽃나무에서 매미들의 합창소리를 듣고 마음이 시원하여 쉼 호흡을 하며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세계가 아름다움에 대해 찬송을 드렸다.

밤에는 귀뚜라미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깨뜨렸다.

노 우호 목사님이 쓰신 ‘생명 사명 계명’ 이라는 책을 읽다가 펜을 들었다. 무딘 내 글 솜씨가 지금의 이 마음을 표현 할 수 없어 답답하다.

요즘은 수명이 길어져서 칠 순 잔치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남편의 회갑은 음력 7월 15일, 양 역 9월 5일이다.

미역국을 끓이고 조기를 구워 아침상을 차렸다. 평소와 같은 간소한 상차림으로 대접하였다. 마음이 가벼운 것 같으나 딸들과 형제들의 눈치가 보여서 어서 이 날이 지나갔으면 싶은 것도 숨길 수 없는 마음이다. 꽃을 좋아하는 남편에게 국화꽃 바구니를 선물 했다.

큰 딸은 에어컨 7평짜리를 신청하여 할머님 방에 설치 하였고 작은 딸과 막내딸은 둘이서 양복 한 벌을 선물했으며 삼성회사에 다니는 큰 사위와 대우회사에 다니는 막내 사위는 회사에서 주는 축의금을 온라인 구좌에 입금했다. 남편은 가족간에 화목하고 우애가 중요하며 서로 사랑하는데 형식이 무엇 때문에 중요하냐고 극구 사양하여 딸들과 사위들은 전화로 인사를 하였다.

큰 동서와 작은 동서와 막내 시누님이 바지 두 개와 티 셔츠를 선물 하였고, 큰 시누님은 미국에 있는 딸 (수진)의 산 구완 하러 가서 참석할 수 없음을 전하도 시누 남편인 이 운환씨가 황망하게 생각하며 전화를 했다.

이런 선물들을 마련하지 말라고 음식도 장만하지 않고 그냥 지나려고 했는데 막상 선물을 받고 보니 우리가 인색해서 잔치를 안 한 것 아니었다는 내 생각이 너무 미련했나 싶기도 하였다. 저녁에 케익과 사과와 포도를 넣고 축하 선물에 감사하며 형제들의 따뜻한 정에 답례하며 하나님께 영광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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