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활짝 꽃 피우겠습니다.

2009.03.29 17:27

이정민 조회 수:907 추천:34

나도 활짝 꽃 피울 수 있다.


2년 전 남편 생일을 축하하며 꽃집에서 작은 행운 목 화분을 샀다.
거실에 두고 물을 주면서 생일 선물이 좀 빈약했나? 생각했는데 싱싱하게 잘 자라 화분을 분갈이 했다. 잎이 축 쳐지는 것도 있었다. 남편이 전정가위로 쳐진 잎을 잘라주고 나는 물만 주었다.

남편 천국 가고 얼마 지나니 알로에와 행운 목 꽃대가 올라왔고 조그마한  꽃봉오리들이  소담스럽게 맺혀있다. 행운 목은 꽃 피는 것을 보기 어렵다는데 하나님께서 귀한 선물을 주신다. 알로에가 피부염이나 천식 기침에 약효가 있다기에 잎만 구해서 남편 등과 팔 다리에 바르고, 즙은 마시라고 해도 안 마시려고 하여 몸에만 발랐다.  화분에 심은 것이 있으면 사철 쓸 수 있을 것 같아 구한 것인데 희한하게 꽃대가 올라오고 꽃봉오리가 맺혔다.

알로에 꽃대와 행운 목 꽃대가 서로 경쟁이라도 하는 것 같다.
알로에 꽃대는 길이가 어떻게나 잘 자라는지 지금은 80cm도 더 된다.
아직 꽃은 피지 않았다.  행운 목 꽃대의 길이는 20cm정도인데 아마 꽃은 행운 목이 먼저 필 것 같다.

거기에 비하면 야생화는 빈약하기 그지없다. 작은 화분에 꺾꽂이 한 것을 그대로 두고 있으나 꽃은 잘 핀다. 욕심이 없어서인지 하루에 한 두 송이 혹은 세 송이 필 때가 있고 때로는 며칠 씩 피지 않을 때도 있다.

키가 크다고 뽐내지 않고, 작다고 움츠리지도 않으며, 아주 작은 화분에 꺾꽂이 한 채로 두었다고 불평도 안 한다.

뿌리 내린 곳에서 꽃을 피우며 순응하고 잘 자란다.
나는 왜  꽃보다 순응 하지 못 할까?
너무 요리조리 내 생각으로 따지기 때문일까? 아니야. 분명 아니야.
나도 뿌리 내린 곳에서 활짝 꽃 피울 수 있다.
하나님께서 귀한 선물을 날마다 주시고 생기를 주시는 한 나도 활짝 꽃 피울 수 있다.
                2009.3.29.   진 해 진 광 교 회.   이 정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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