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에 꽃대

2009.03.24 09:16

이정민 조회 수:1092 추천:63

알로에 꽃대

지난겨울에 알로에 화분을 사촌시동생으로부터 선물 받았다.
겨울이라 잎이 얼은 상태였고 가장자리는 마른 잎도 있었다.

우리 집 거실이 워낙 햇볕이 잘 들어와 그냥 두고 봄이 되기만 기다렸다. 기다린 보람이 있다. 잎이 싱싱하게 잘 자라고 며칠 전부터는 꽃대가 올라왔다.
꽃대가 올라온다고 생각하며 주의 깊게 보았다.
하루, 한 시간, 볼 때마다 길이가 더 길어지더니 오늘 보니 40cm가 더 되고 꽃봉오리가 열 개나 맺혔다.

몇 년 전에 남편의 뒤쪽 목 밑에 모기에게 물린 것 같이 조그만 것이 생겨 가려워서 긁었더니 부스럼이 되었다.
남편이 알로에를 발라보라고 하여 얇게 썰어 붙이고 ,가제와 반창고로 붙였다. 차츰 삭아서 낫게 된 경험이 있어서 우리 집에서는 비상약으로 알로에를 쓴다.
재작년 여름에 운동을 하고 온 남편의 손 등에 화상을 입었는지 물집이생기고 가렵다고 하여 썬 크림을 바르지 않고 약한 피부를 드러내고 운동 한 것을 탓하며 집에 있던 알로에를 바르고 치료하였더니 차츰 좋아졌고 서울서 온 외손녀도 햇볕 알레르기로 팔에 벌겋게 생긴 둥근 부위에 알로에를 발라서 치료한 적이 있다.
간경화로 고생하는 남편은 운동을 하면서 몸도 회복이 되고 친구 분들과 어울려 즐겁게 지냈으나 지난 연말부터  등이 가려워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고 고통이 심해 피부과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피부과 치료를 받아도 그때뿐이라 알로에를 구해 발라야겠다고 채소가게에 갔는데 겨울이라 비싸고 얼어서 약효가 별로 없을 것 같아 그냥 왔다.
시동생의 이야기를  들은 사촌시동생이 화분에 심은 것을 보내와서 어서 발라 치료해야지 했는데 이미 늦었다.
너무 힘들어 하는 남편은 그렇게 가기 싫은 병원에 입원 하였고 입원하고 영영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거실에서 알로에 꽃대를 보면서 떠난 남편 몫까지 내가 더 사랑하고 사랑하리라고 다짐한다.
       2009.3.24.   이 정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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