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쓰듯 한다.

2009.08.22 21:08

이정민 조회 수:830 추천:44

〚물 쓰듯 한다.〛

정수기 물을 받고난 뒤 흐르는 물이 아까워 물을 받는데 두 시간 동안 흐른다. 물 받을 때는 다른 일을 하다가도 밖으로 넘칠 것 같아  페트병을 자주 비운다. 큰 들통을 준비하고 호스를 끼워 물을 받다가 아이들 올 때 한 번 넘친 적이 있어서 그냥 페트병에 받아 비운다.
처음은 물이 조금씩 흐르는데 한 시간 쯤 지나고 나면 물이 세게 흐른다.
그러다가 두 시간이 지나면 정지 한다.

사람도 어린아이가  청년이 되고 어른이 되면서 일을 왕성하게 하지만 때가 되면  호흡이 정지한다. 조금 전 까지 분명히 흐르던 물이 멈추는 것처럼, 조금 전 까지  숨을 쉬고 의식이 분명하였는데  일순간에   호흡이 정지 한다는 사람이 있다.  EKG상의 호흡 정지도 있고........
받은  물에 걸레를 빨고 바닥도 씻는다.
큰딸은 ‘엄마! 좀 편하게 사세요.’한다. 힘 들여 물 받는 것이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수돗물을 끓여 먹는데 저희들 올 때마다 큰 주전자에 물 끓이는 나를 보다가 더운 날 물 끓이는 것이 얼마나 힘 드느냐며 재작년 어버이날 선물로 정수기를 보내줘서 물 안 끓이고 편하게 지낸다.
어릴 때 외갓집에 가면 외숙모님과 외삼촌은 동네 샘물을 받아 이고 지고 오시는 것을 보았고, 그 물을 아껴서 쓰는 것을 보았으므로 물 한 방울이라도 아껴서 쓴다.  물을 아껴 쓰는 사람은 돈도 아껴 쓴다.
헤픈 사람을 보고 돈을 ‘물 쓰듯 쓴다.’고 하는데 지금은 생수를 사 먹는 때라 돈을 물 쓰듯 쓰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공중탕에 가보면 아직도 물을 철철 흘러넘치는 사람이 더러 있다.

알고도 그러지는 않겠지 하며 유심히 보다가 그냥 탕에 들어가거나 한증탕에 들어가는 사람을 보면 살며시 물을 잠근다.
  때를 밀면서 또 물을 틀어놓고 철 철 넘치게 하는 경우에는 ‘물 넘습니다.’ 하고 한 마디 하고 싶어도 눈치를 보다가 외면하거나 다른 쪽으로 자리를 옮길 때가 있다.
이 글을  쓰는 동안도 여러 번 일어나서 물병을 비웠다.
이제 물이 완전히 정지 하였다.
나도 일기를  마무리 해야겠다.
2009.8.22.  이 정 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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