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원 권

2009.08.14 23:00

이정민 조회 수:1018 추천:50

오만 원 권

오만 원짜리 지폐가 나온 지 20여일이 지났다.
처음 나온 날은 한국은행창구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 TV, 라디오에서  뉴스시간마다 보도하였다.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위조지폐가 나왔고 범인은 잡혔다.

그저께 은행에서 현금 출금을 한다니까 ‘오만 원 권으로 드릴까요?’묻는데 만 원짜리로 달라고 하여 십만 원을 찾아왔다. 열 장을 세는 것과 두 장을 세는 것은 벌써 기분이 다르다. 내가 고정으로  월수입이 없으니 궁기가 들어서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어쩐지 별 매력이 없다.

그렇든 저렇든 간에 남편이 있다면 빳빳한 신권으로 찾아서 지갑에 넣어주었을 것이다. 전에 아이들 용돈을 줄 때면 남편은 깨끗한 신권으로 주었고, 나는 되도록 그렇게 하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우표 수집을 정기적으로 한 남편은 봉급날이면 우체국에서 보내온 기념우표를 시리즈로 받기도 하고 낱장으로 받기도 하여 파일에 보관해 두더니 지난 겨울방학 때 외손녀 둘에게 몇 장을 주고 외가에 올 때마다 조금씩 준다고 하여 외손녀들의 사랑을 받았다.

아마 오만 원 권을 보았다면 이것도 차례대로 한 장 씩 주었으리라고 생각된다. 김 시장님이 남편 떠난 일을  어제 들었다면서 오늘 오셨다가 오만 원 권을 봉투에 넣어 위로와 격려를 하고 두고 가셔서  처음으로 만져 보았다.

고즈넉한 신사임당의 모습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현모양처의 귀감이 되며, 여류 서화가, 시문(時文)과 그림에 뛰어난 한국제일의 여류화가라는 평을 받는 신사임당처럼 이 땅의 엄마들에게 조금 더 천천히,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신사임당의 뒤를 잇는 훌륭한 어머니들이 되기를 기도드린다.
아내, 어머니의 역할 뿐만 아니라 자기계발에도 노력하면서 모범적인 현모양처의 길은 인내와 기도 없이는 이루지 못할 길이다.
2009.7.11.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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