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2009.11.02 22:15

이정민 조회 수:836 추천:47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그녀가 그리 오래도록  찾아 헤맨 목마른 영혼의 해답

수도원 기행을 읽으며 문득 나도 해외여행이나 가볼까? 하며  나 자신에게 그래! 이젠 홀가분하게 떠나봐. 견문도 넓혀보고 이 세상이 넓은 것도 보고, 그러는 동안에 잊을 것, 버릴 것, 배울 것, 고칠 것을 찾아 여유로운 마음으로  네 자신을 가다듬고 성숙한 독신 성인(成人)으로 잘 살아서 좋은 글도 쓰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줘봐! 라는 생각을 할 만큼 맑은 영혼의 소리를 듣고 보았다. 작가 공지영은 글 쓰는 재주가  있지만 나는 그저 평범한 여인이고, 한 평생을 야생화처럼 살아왔다고 할 만큼 주어진 삶에 순응하면서 살아왔다. 어디로 떠날까? 젊다면 배낭여행이라도 가겠지만 나이 벌써 68세고, 차멀미로 인해 119차로 병원에 갔던 내가 어디를 갈 수 있을까?
대한민국 외에 어디도 가 본적이 없는데다가 남편도 떠나고 없지, 어디로 갈까? 호주에 생질녀, 생질한테 가볼까? 두 남매가 공부를 마치고 직장 관계로 그곳에 있으니 그래도 어른들보다는 생활이 단조로울 것 같다.  캐나다 벤쿠버에 막내딸 가족이 5년 간 있을 때 우리 내외를 다녀가라고 몇 번이나 초대해도 못 갔고, 뉴욕 남동생은 혹시 누나가 돈이 걱정이 되어 못 오는 것 같다며 돈 을 보내면서 다녀가라고 사정을 했다. 왜 그렇게 떠나지 못하고 갇혀 살았을까? 몸이 피곤하니 마음도 피곤하고, 편하게 지내는 것에 타성이 생겨 이렇게 살고 있다. 다행히 책을 볼 수 있어서 책을 읽으며 같이 여행을 하였고 같이 기도하고, 같이 구경하며,  같이 느끼고, 회개하고 감사하였다.
하나님의 품안에서라야 안식이 있고, 행복하며 사랑 할 수 있고 바로 보고 바로 섬길 수 있다. 아무리 이론으로 신을 거부하고  밀어내도 그럴수록 더 목마르고 방황하며 자신이 망가지고 아픈 것을 돌아와 안겨보니 깨닫게 된 것이다. “40년을 살면서 좋은 일도 많았고 행복하다고 느낀 적도 있었지만 기쁘다고 느낀 것은 정말 이때가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운전을 하면서도 누구에게 웃어주고 싶고 약간 핀이 나간 것처럼 방글방글 웃고 다녔다. 신앙을 찾은 그 무렵, 떼돈이 굴러 떨어졌거나 남편이 갑자기 착해졌거나 아이들이 갑자기 공부를 잘 한 것은 아니다.  지나온 시간을 두고 찢어질 듯 아팠던 그런 일이, 이렇게 기쁨을 가져다주는 이 역설적인 신비는 어디서 오는지. 지난 시절도 잊고 나는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며 말했다. 이제 내게는 이 세상에서 제일 큰 백(back)이 생겼어... 주님 항복합니다. 하고 써 놓고 보니 항복과 행복은 획 하나 차이의 낱말.....”(본문 중에서) 2009.11.2. 이 정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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