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선물

2003.02.07 23:02

윤봉원 조회 수:1180 추천:140

어버이날 선물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우는 5월이 되면 어린이 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을 맞아 모두들 가정의 달이라고 하여 특별히 선물을 하게 된다

어린이 날에는 동화책, 학용품, 완구, 과자, 비디오 테이프 같은 것을 선물하고, 어버이날에는 카네이션 꽃을 부모님 가슴에 달아 드리고 용돈도 드리며, 옷이나 보약을 사드리기도 한다.

스승의 날에는 학생들이 선생님을 즐겁게 해드리려고 게임도 하고, 선물도 드리고, 어른들은 옛 스승님을 기리며 전화로 안부를 여쭙거나 편지를 쓰기도 한다.

나도 지금까지 다른 이들과 같이 지금까지 다른 이들과 같이 그 때 마다 조그마한 선물을 하면서 지내왔다.

그런데 금년 어버이날에는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선물을 드리게 되어 그 기쁨을 창원극동방송 가족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펜을 들게 되었다.

85세이신 시어머님은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까지 건강하시지만 2년전에 시아버님이 별세하신 후로는 어머님이 “어서 나도 가야 되는 데 안 죽으니 할 수 있나?” 라는 말씀을 자주 하셔서 무척 마음이 쓰인다.

그럴 때 마다 “그런 말씀 하시지 마세요” 라고 말씀 드리면 “하기사 노인당에도 92살 잡숫는 분이 있고, 90살 되는 노인도 나보다 더 건강해서 혼자서 APT에서 살림하고 계신다.” 라고 하셨다.

나는 어머님의 소외감을 덜어드리려고 IMF 한파를 핑계 삼아 기름을 절약해야 된다고 어머님께 말씀을 드리고 방 3개 중에서 1개는 잠그고 2개만 보일러를 켜고 1월 8일부터 어머님 방에 가서 함께 잠을 잔다. 절에 다니시던 어머님은 91년도에 나와 함께 진해충무동 교회에 출석하셔서 예배를 드리셨는데 불신자인 큰 시누님과 남편의 만류로 4주정도 교회에 나오셨다가, 집에서 다시 염주를 꺼내어 불경을 읽으시고 부처님께 빌고 계셨다. 나는 어머님과 함께 자면서부터 더욱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효도는 어머님께 전도를 해서 어머님이 예수님 믿고 이 가정에 믿음의 조상이 되게 하는 것이 가장 큰 효도라는 것을 깨닫고 나의 답답하던 심정을 하나님께 아뢰었다.

하나님께서는 침례교회에 출석하시는 공집사님을 만나게 해 주셨다. 공집사님도 열렬한 불교 신자였으나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 받아 지금은 온 가족이 다 함께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주일 성수 하신다는 간증을 듣고 우리 어머님께 신방을 와 주십사고 부탁을 드렸다. 드디어 3월 17일 공집사님이 백설기떡을 사갖고 우리 어머님께 심방을 오셨다. 공집사님의 간증과 권면을 들으시고는 ‘고맙습니다’ 하고 말씀을 하시며 “다음 주부터 며느리와 함께 교회에 나가시고 예수님 믿고 천국 가시도록 다른 자녀들에게도 전도 하십시오” 하니 ‘예’ 하고 함께 감사 기도를 드리게 되었다.

이틀후에 본 교회의 신집사님이 심방을 오셔서 어머님께 권면을 하셨고 어머님은 약속대로 3월 22일과 3월 29일 충무동 교회에 다시 나오셔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지금은 몸이 불편하셔서 집에서 성경을 읽으시면서 어서 다리에 힘이 생기면 며느리와 함께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고 싶다고 하신다.

낮으로 어머님 방문을 열어 놓고 환기를 시켜드려도 어머님 방에서는 노인 냄새가 남다.

심방오신 집사님께 냄새를 없애는 좋은 방법이 없겠느냐고 하니까 마른 쑥을 모기향 피우듯이 피우면 된다고 했다.

새벽예배 드리고 오던 길로 생수가 나오는 진해순복음교회에 가서 물병에 생수를 받고 그 옆 언덕 잔디밭 사이 사이에 있는 쑥을 깨끗이 씻어서 소쿠리에 담고, 화분과 함께 어머님 방에 먼저 가지고 갔다.

“이 쑥 냄새 맡으면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도 좋고, 냄새도 안나서 좋으니까 치우지 마세요” 하고 말씀 드리니까 “나는 아무 냄새도 모른다. 내 방에 냄새가 나나” 하시기에 “어머님 방에만 냄새가 나는 게 아니구요 식당방에는 음식 냄새가 나고 아범 방에는 담배 냄새와 술 냄새가 납니다. 다른 방에도 다 갖다 놓을 거예요. 쑥 냄새가 다른 냄새를 다 제거해 준답니다.” 고 말씀드리니까 그제서야 고맙다고 하셨다.

24살에 결혼해서 57살인 지금까지 시부모님 생신과 어버이 날을 맞으면서 이번처럼 마음을 기울여 동심으로 돌아가 순수한 선물을 드린적은 없는 것 같다.

어머님은 작은 며느리들에게도 큰 며느리와 함께 예수 믿자고 말씀 하시고 싶은 데 아직 입이 떡어지지 않는 다고 안타까와 하시면서 “전에는 부처님을 믿었지만 부처님도 하나님 밑에 있고 하나님 위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신한다” 고 하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출애굽기 4장 20절 말씀을 보면 모세의 지팡이가 하나님의 손에 쓰임받게 되자 하나님의 지팡이가 되어 출애굽의 역사를 일으키는 도구가 된 것처럼 지천으로 있는 이 쑥도 하나님께서 좋은 약재로 사용하심을 보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아침6시부터 창원극동방송을 들으며 아침 경건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아직까지 교회에 나오지 않는 남편도 요즘은 아침 찬양을 듣고 상쾌한 마음으로 일어나고, 성경을 열심히 읽고 있다.

비 방송을 듣는 모든 애청자들께서도 이5월이 다 가기 전에 새벽이슬을 맞으며 들로 나아가 잔디와 크로바와, 쑥이 있는 깨끗한 잔디밭에서 향긋한 쑥냄새를 맡아보기 원한다. 하나님을 향하여 감사기도와 찬양을 드려보기를 원한다. 우리 어머님 방에는 이제 예수 향기와 쑥향기로 아주 신선해 졌다. 할렐루야!

                    1998. 5. 8           진해 충무동 교회 이정민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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