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나무

2003.05.16 12:25

윤봉원 조회 수:883 추천:121


우리 시부모님 집은 우리동네에서 제일 오래 된 집이다. 일본사람이 지은 집인데 8.15 해방이후 불하 받아서 지금까지 수리하여 거처하고 있다.

내가 시집와서 15년 동안 함께 살다가 막내 시동생 가족이 거처하고 있는 데 부모님 집을 앞집이라 부르고 우리집은 뒷집이라고 부른다. 앞집 뒷마당에 큰 석류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72년 봄 남편인 친구집에서 연두색 새 잎이 막 돋아나는 석류나무의 밑둥에서 새끼손가락보다 더 가늘은 가지하나를 꺾어다 심었는 데 이제는 어찌나 큰지 시골마을 어귀의 정자나무만 하다. 가을에는 노랑잎들이 우수수 부는 바람에 떨어져 앞집 뒷집 마당은 물론이고 골목까지 온통 석류나무 잎으로 뒤덮이고. 겨울엔 앙상한 가지에 몇 개 남은 석류가 달려 있어서 까치밥이 되었다.

새봄을 맞아 연두색 잎들이 가지마다 무성하여 5월 중순이 되자 짙은 주홍색 6판화 꽃들이 피었고, 큰 가지들은 담넘어 우리집 추녀에까지 닿을듯하여 대문 앞에 들어설때마다 석류나무아치를 이룬 것 같아 기분이 아주 상쾌하다. 오늘 열왕기상 7장을 읽다가 솔로몬 성전 건축에 석류 이백과 사백 석류로 장식한 부분을 보고 아가서의 말씀이 생각났다.

“너울 속의 너의 뺨은 석류 한 쪽 같구나” (아가서 6장 7절)

술람이 여인에 대한 솔로몬의 사랑을 보면서 주님께서 성도들의 외모를 보시지 않고 울퉁불퉁하고 볼품없는 석류 같은 자라도 주님의 보혈로 씻어 정하게 하시고 주님의 신부로써 맞이 하시고 사랑하심을 깨닫게 하셨다. 석류를 반쪽으로 자르면 그 안에 흰색, 연분홍색 빨강색의 알갱이가 꽉꽉 차서 탐스럽고 먹음직하게 보인다. 그 껍질은 한방에서 설사와 복통 등을 다스리는 데와 촌충 구제 약으로 쓰인다고 하며 겨울에 기침 감기약으로 석류술이 좋다고 한다.

우리 시어머님은 해마다 석류술을 조금 담궈서 귀한 손자에게 주시고 기침 하는 이가 있으면 권하신다.

어제는 모처럼 비가 왔다.

오늘 활짝 갠 하늘을 바라보며, 석류나무잎의 푸르름과 진홍색 꽃들이 깨끗하게 비에 씻긴 것을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오후에는 심한 바람이 불어 나뭇가지가 휘청휘청 했지만 금년에도 석류가 주렁주렁 열릴 것이다.

나의 속 사람이 보석 알 같은 석류알로 꽉꽉 차고, 껍질까지도 약재가 되는 석류처럼 나의 겉사람이 성도다운 행함이 이루어 지도록 경겅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 드렸다.

〈신청 찬양: 찬송가 40장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1999. 5. 19. 진해 충무동 교회 이정민 집사.

“내가 너를 이끌어 내 어미 집에 들이고 네게서 교훈을 받았으리라. 나는 향기로운 술 곧 석류즙으로 네게 마시웠겠고”(아가서 8장 2절 아멘)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