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2003.03.20 08:47

윤봉원 조회 수:880 추천:129

호박

“인물이 마음에 들드나?”

“마음에 들기는 뭐가 들어요 호박같이 생겼던데요.”

“인물 먹고 사나? 사람은 심성이 좋아야 한다.”

막내 외삼촌과 친정 어머니의 주고 받으시던 말씀이었다.

외삼촌은 우리 어머니를 무척 좋아하셨고 또 신임 하셨지만 결혼 문제만은 아무리 좋아하는 누님의 말이라도 도무지 기분이 내키지 않은 눈치였고 뒤로 슬슬 물러 서는 듯 했으나 하나님께서 미리 예정하신 부부의 연을 누가 마다한다고 안되며, 좋아한다고 성사가 되겠는가?

작은 외숙모는 우리 어머니의 말씀대로 심성이 좋으시고 부지런 하시며 농사일도 도맡아서 살림을 알뜰하게 잘 하셨다.

요즘 누렇게 잘 익은 호박이 눈에 많이 띄인다.

호박은 밭에 씨를 심으면 싹이 나고 떡잎이 나며 잘 자란다. 줄기와 넝쿨이 뻗어나가면서 꽃이 피고 호박이 주렁주렁 열린다. 누렇게 잘 익은 호박으로 호박죽을 끓여 먹으면 달랄한 맛이 노인에게나 아이에게 먹기가 좋으며 아이, 어른 모두에게 맛 좋고 영양가 있는 별미이다.

미꾸라지를 넣고 호박중탕을 해 먹으면 ‘부기’가 빠진다고 하여 시어머님께 해 드렸더니 정말 얼굴의 부기가 쏙 빠졌다.

잘 익은 호박으로 호박전을 부쳐 먹으리 달고 입에 부드러운 맛이 일미였다.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말라”고 야고보서 2장에 말씀하셨다. 세상적 가치로써 문벌, 학벌, 직업, 빈부에 따라 판단 하거나 인자관계의 실력면이나 도덕성 사교성 봉사성 근면성으로 판단하며 사물에 대한 분별력과 기능을 보고 판단 하기도 한다. 하나님과 진리에 대한 행위를 보고 저 사람은 신앙심이 깊고 저 사람은 믿음이 없다고 속단하기도 한다.

하나님께서는 “만일 너희가 외모로 사람을 취하면 죄를 짓는 것이니 율법이 너희를 범죄자로 정하리라”로 말씀 하셨다. 지금까지 얼마나 외모에 따라 사람을 판단 했는 지 생각 만해도 부끄럽고, 회개가 되었다.

그러나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께서는 긍휼을 행하는 자는 심판을 이기고 자랑 하느니라고 말씀 하셨다.

하나님 아버지의 긍휼하심으로 용서를 받았으니 달고 맛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잘 받아 먹고 호박 같은 맛 좋은 사람이 되어 긍휼을 행하는 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깊이 묵상하였다.

1998. 12. 29.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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