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주년 결혼 기념일

2003.07.04 15:08

윤봉원 조회 수:956 추천:137

34주년 결혼 기념일

봄 가을에는 결혼잔치가 많은 때이다.

요즘 혼 사철을 맞아 청첩장 봉투와 인 사장 봉투, 사돈댁에 보낼 예단이나 이바지에 장식할 포장지와 리본, 꽃을 사려고 오는 손님을 보면 사뭇 흐뭇해 하여 옆에서 지켜보는 나도 덩달아 마음이 흐뭇하다.

우리 큰 딸과 작은 딸 결혼식 때 남편이 딸의 손을 잡고 웃으며 들어가니 친구분들이 장인어른 되는 게 그리도 좋으냐면서 모두 같이 웃으며 축하해 주었다.

막내딸은 막내 사위가 장남이고, 큰 딸과 작은 딸 잔치를 신부측에서 하였으니 이번에는 신랑측에서 예식을 하였으면 하고 사돈께서 의논하실 때 기꺼이 그렇게 하자고 했지만 막상 서울에서 예식을 하니 고향 친구분들이 전처럼 많이 참석하지 못했고 막내 딸까지 다 보내는 구나 생각하니 서운했던지 남편이 담담한 표정으로 딸의 손을 잡고 입장했다. 아들 없는 나의 형편을 아시고 하나님께서 믿음직스런 사위들을 주셔서 혼사 때마다 감사하고 기뻤지만 딸들을 시집 보내고 보니 보고 싶고, 궁금해도 내가 먼저 전화 할 수도 없어 저희들 소식 오기만 기다렸었다.

딸들을 시집 보낼 때마다 시댁에서 사랑 받고 칭찬 들어야 할 텐데 하고 마음이 써였고 나의 친정 어머님 마음이 이러하셨겠구나 생각하면 어머님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친정 어머님께서 몸이 불편하신데다가 아버님께서 남해군 하는 것 보다 신랑 집이 있는 곳에서 하자는 어머님은 참석하지 못하셨다. 11월 27일은 그렇게 추울 때가 아닌 데 그날은 바람이 심하게 불고 추워서 우인들과 하객들이 모두 떨었지만 남편과 나는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을 올리고 당일로 시댁에 가서 폐백을 드렸다.

장남을 장가 보내게 되니 시댁에서는 기뻐서 음식을 정성껏 준비하셔서 상객으로 오신 백부님과 아버님께 융숭하게 상을 차려 드렸고 나와 우리 친척들에게도 별도로 상을 차려 주셨다.

신혼 여행은 제주도로 갈 계획이었으나 부산 해운대까지 따라온 남편의 친구가 같이 갈려고 하는데 다가 결혼 일자 정한지 보름 만에 결혼식을 하였으므로 내 나름대로 준비 하느라고 지쳐서 해운대에서 쉬었고 지금까지 제주도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야곱이 라헬을 사랑하므로 7년을 외삼촌에게 봉사하되 수일 같이 여겼던 것처럼 남편과 나도 6년 동안 서로 교제 하며 기다린 끝에 결혼하여 어언 34년이 지났다.

외손자 둘, 외손녀 하나를 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기까지 서로 돕는 배필로서 섬기고 사랑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며 예비하신 주님의 혼인잔치에 참여하기를 간절히 기도 드린다.

1999. 11. 5. 진해 충 무 동 교회 이 정민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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