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준비

2003.09.19 14:36

윤봉원 조회 수:760 추천:94

기름준비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 우리가 살던 읍에는 모두 호롱불을 켰다. 명절이나 기름이 떨어지거나 호롱의 심지를 갈아 끼울 때는 촛불을 켰다. 친구 언니는 불을 켜놓고 엎드려서 공부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등잔불이 넘어지는 바람에 얼굴에 화상을 입어 흉터가 크게 생겼다. 언니는 흉터를 가리기 위해 앞머리를 내리고 다녔다. 우리 어머님은 내가 밤에 공부할 때 불조심 하라고 주의를 하시다가 그래도 불안하면 아예 불을 끄고 자라고 하셨다.

요즘은 스위치만 누르면 전등불이 환하게 켜 져서 얼마나 편리한지 모른다. 현재 우리 집은 기름보일러로 난방장치가 되어 있어서 겨울엔 기름준비에 신경을 써 게 된다. 그런데도 깜빡 하다가 기름준비를 못해 당황한 일이 있다. 지난 겨울 한파로 보일러가 얼어 터지고 고장이 났을 때 고쳐도 또 고장이 나서 방이 찹고 떨었던 일이 있었는데 어느 날 밤에 자다가 추워서 깨보니 이번에는 보일러 고장이 아니고 기름이 떨어졌다.

전화해서 전기담요를 갖고 와 어머님 방에 깔아 드리고 석유난로에 조금 남아있는 기름을 보일러에 부었으나 얼마 못 가서 방은 찹고 추웠다.

주일 예배 때 마태복음 25장 혼인 잔치 비유를 통해서 슬기로운 다섯 처녀와 같이 항상 기름을 준비하라는 말씀을 들을 때 지난 겨울 일이 생각나서 절실히 마음에 와 닿았다.

예수님은 혼인 잔치 비유의 결론으로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시를 알지 못하느니라.” 고 하셨다. 예수님이 언제 다시 재림 하실지 알 수 없으므로 믿음으로 항상 예수님의 재림을 준비해야 된다.

등잔불 기름이나, 보일러 기름은 돈 갖고 가서 살 수 있지만 믿음은 돈으로 살 수가 없다.

진리의 말씀을 믿고 순종하여 행할 때 하나님께서 성령을 선물로 주시고 기름부음을 충만하게 주신다.

이 믿음의 기름은 나눠 주고 싶어도 나눠 줄 수도 없다.

각자의 성화구원은 각자가 믿음 안에서 이루어 가야만 한다.

찬송가 162장에 신랑 되신 예수께서 다시 오실 때 밝은 등불 들고 나갈 준비 됐느냐고 하였다.

아무리 등이 있어도 기름이 없으면 불은 꺼진다. 오늘도 말씀의 반석 위에 굳게 서서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기 위해 기쁨으로 찬송하며 아버지께 영광을 돌린다. 할렐루야!

2001.6.18. 진해 진 광 교 회 이 정민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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