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구

2003.09.19 14:44

윤봉원 조회 수:818 추천:117

친 구

기대 반 주저 반 떨리는 마음으로 40년만의 만남 장소인 부산대학교 교문에 서 있는데 친구가 뛰어와 “영자야! 반갑다.”며 와락 껴안았다. “춥지? 너 줄려고 이 스카프 사왔다.”

얼른 새 스카프를 내 목에 둘러주고 팔짱을 끼는 친구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친구는 대학교 굣님이고 나는 평범한 문방구 아줌마니 어찌 주저하지 않겠으며 망서려지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팔짱을 끼며 걷는 순간 그런 생각들은 사라지고 옛날 정답던 시절이 느껴졌다.

화장하디 않은 깨끗한 얼굴, 짧게 커트한 자연스런 헤어스타일 간편한 복장에 단화를 신고 편안하게 걷는 모습은 무척 검소했다. 40년전 나는 사범학교 졸업하고 교향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고 친구는 대학교에 진학하여 열심히 공부했다. 워낙 어려운 때라 친구는 대학생시절 내내 아르바이트하며 부산 초량 교회 주일학교 반사로 10년동안 봉사하느라고 방학때도 고향에 오지 못해 우리는 서로 만나지 못했다. 친구는 공부하는 것과 교회 가는 것 밖에 몰랐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울때는 주일학생을 양지바른쪽에 모아서 한 사람 한 사람 공과공부와 요절을 익혀 확인한 다음 간식을 사 먹이고, 차를 타야 될 아이들은 차태워 보내고, 연보할 돈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자기가 대신 연보하며 1등반사로 충성했고, 공부할 시간을 쪼개어 토요일에는 학생들 집을 심방했다.

이 모든 일을 하나님의 뜻 안에서 순종하니 하나님께서 다 아시고 친구를 학자가 되게 하셔서 많은 사람을 옳은데로 돌아오도록 전도의 달란트를 주셨다. 후배들과 제자들과 동료교수님들과 선배님들을 전도하여 토요일마다 함께 예배드리고 주일을 지키도록 인도 했으며 세례문답 받는 사람이 있으면 아무리 바빠도 목사님 앞에서 끝날 때까지 있다가 축하해주었다.

제자들이 석사,박사 논문이 패스할때면 글로리 가정성경을 사주며 하나님 말씀으로 축복하고 날마다 성경읽기를 권하니 모두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 스승을 찾을때면 교회에서 만나자고 약속하여 아버지께 함께 예배드린다.

한 사람을 전도하니 세 식구 네 식구가 되어 가정교회가 든든히 세워진 것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나는 창원 극동 방송 차 스티커 두 장과 그 동안 방송된 나의 글 몇 편을 주며 FM 98. IMHZ 창원 극동 방송을 애청하라고 당부했더니 반가워 하며 격려해 주었다.

40년만의 해후가 하나님의 뜻으로 이루어 졌음을 실감케 하였고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친구에서게 백 배가 넘도록 복 주신 것을 보았다. 친구가 준 『글로리 가정셩경』과  『다윗가 요나단』 테이프를 가슴에 안고 따뜻한 친구와 작별의 정을 나눈뒤 진해로 돌아오니 영하의 추운 날씨 임에도 내 마음은 훈훈하였다.

2001.2.16. 진해 진광 교회 이 정민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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