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2004.04.10 19:06

윤봉원 조회 수:942 추천:123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연탄이 나오기 전까지는 장작과 갈비를 때서 밥을 짓고 군불을 땠다. 이맘때가 되면 어머님은 장작을 한 트럭 사서 마루 밑에 차곡차곡 재고, 마당 한 편에 잘 쌓아 비가 맞지 않도록 재두었다가 겨울 내내 군불을 때고 지냈다.

연탄이 나오자 구들장을 뜯어고쳐 집집이 연탄보일러로 교체하고 각 가정에서는 연탄을 미리 구입하여 재놓고 잘 말려 연탄불로 취사준비도하고, 난방장치도 하였다.

그러나 연탄가스는 방에 조그만 틈새가 있으면 새어 들어서 가스로 죽은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 집에도, 세 번이나 연탄가스를 마셔 고생을 했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했고 함께 자던 아주머니는 입원까지 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빨리 회복 되었다.

지금도 잊지 못할 일이 생각난다. 친정 부모님이 아버님의 직장관계로 남해에 계시고 동생들은 거창에서 학교에 다녔고 나도 거창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을 때였다.

겨울방학이 되어 남해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함양까지 오니 눈이 많이 쌓여 차가 더 갈 수 없었다. 아는 분의 주선으로 동생들과 함께 어느 집에 들어가 잠을 자는데 목이 따갑고 아파서 눈을 떠보니 온 방에 연기가 자욱하고 솜이불에 불이 붙었다. 급히 동생들을 깨워 밖으로 내보내고 주인 아주머니를 깨워서 함께 불을 껐다.

추운 겨울 저녁 떨고 들어간 우리 3남매를 위해 아주머니가 군불을 너무 많이 때서 구들장이 타고 솜이불에 불이 붙었던 것이다. 그때는 우리네 인심이 이렇게 따뜻했고 뜨거워서 이웃 사촌이란 말이 생긴 것 같다.

요즘 뉴스나 신문기사를 보면 마음을 스산케하고, 혼란스럽게 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 구조조정과 퇴출이라는 말로 인해 생활의 염려로 모두 움츠러들고 있다.

마태복음 6장에 예수님께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고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고 하셨다. 염려는 연탄가스와 같이 우리의 영적 생활을 죽이는 독가스와 같다고 한다. 의심과 근심과 자만심과 허영에서 오는 공허함으로 끝내 갈등을 겪게하고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를 의식과 형식으로 치우치게 하다가 결국은 세상으로 눈을 돌려 방황하며 교회를 등지기도 한다.

성령 교회에 나온다고 해도 구원의 기쁨이나 감격으로 드리는 예배와 기도가 되지 못하고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처럼 주의 영광 중에서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하여 주옵소서 라는 간구를 드릴 때가 있다.

남은 열 제자가 그 말을 듣고 분히 여긴 것처럼 분을 발할 때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염려’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주님의 뜻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생활이 되어 결국 죽은 믿음의 생활을 하게 되므로 모든 염려를 다 주께 맡겨 버리고 오직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면 공중의 새가 농사 짓지 않아도 먹고 살며, 들의 백합화가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아니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한 것을 깊이 깨닫게 하셨다.

우리를 생명싸개로 싸 안아서 자기의 눈동자 같이 지켜 주시는 하나님 아버지를 굳게 믿고 하나님의 자녀다운 월동준비로 새 힘을 얻도록 기도 드린다. 할렐루야!

2000. 11. 12. 진해 진광교회 이 정민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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