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모님

2004.04.10 19:05

윤봉원 조회 수:872 추천:116

<시 이모님>

시어머님은 현재 87세이시고, 시 이모님은 84세이다.

어머님께서 지난 5월부터 자리에 누워 계신다는 말씀을 듣고 일본에 계신 시 이모님께서 다니러 오셨다.

시 이모님은 결혼 후에 시 이모님 따라 일본에 가셔서 그 곳에서 5남매를 낳아 기르시며 자리를 잡고 계시는데 시 이모부님은 오래 전에 별세 하셨고, 이종들이 모두 잘 되어 있어서 그나마 이모님의 마음은 든든하신 편이다.

시 이모님은 33년 전 우리 큰 딸 백일 때 나오셔서 뵈었고 그 뒤 2~3년 만에 한 번씩 다니러 오시는데 이번에는 여러가지로 마음이 착잡해 하신다.

“나는 언니가 중풍으로 꼼짝도 못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으면서 저렇게 누워만 있으니 정말 답답하다. 내가 괜히 나왔다. 언니야! 일어나서 벽을 짚고라도 걸어봐. 소변하고 바로 눕지 말고 변기에라도 앉아 있어봐.” 하시며 주물러 드리고 일으켜 세워서 어머님이 방을 한 두 바퀴 걸으시면 손뼉을 치시며 잘했다고 좋아하신다.

이모님도 84세이면 노인이신데 어머님 앞에서는 그야말로 어린 동생같이 애교를 부리시며 어머님을 기쁘시게 해드린다. 혈육의 진한 정을 느끼면서, 또한 이모님도 곧 어머님처럼 늙을 것이 시시각각 느껴지시고, 마음이 무척 아픈 것 같아 보였다.

이모님은 일본에서 2개월에 15만엔 씩 연금을 받기 때문에 아프면 그 돈 가지고 자전거 타고 병원에 가서 치료 받고 지금도 집안 일을 다 하고 시간 나면 밭에 가서 채소와 꽃을 가꾸신다며 그것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너무 사랑스럽다고 하신다.

현재 큰 아들 내외와 함께 계시는데 모두 직장에 나가므로 이모님이 살림을 맡아 하신 다며 우리 집에서도 “질부 힘 드는데 설거지와 청소는 내가 하마” 하시며 도와 주신다.

“이모님, 여기서 좀 쉬시고 가십시요.”

“아냐, 가만 있으면 몸이 아프고 일을 하면 시간도 잘 가고 아픈 것도 잊을 수 있다.” 하시는 이모님은 오랜만에 한국음식을 마음껏 잡수실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시다.

일본에서는 자녀들이 한국음식을 먹기는 해도 여기서만큼 제 맛이 나지 않고 며느리가 한국음식을 배우지 않아 이모님이 하시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 제대로 잘 못한 다시며 별 솜씨도 없는 나에게 “질부는 참 맛있게 잘 한다.”며 칭찬해 주시고 맛있게 드셔서 정말 기쁘다.

이제 우리 인생은 모두 하루하루 늙고 쇠하고 병들어 결국은 흙으로 돌아 간다는 걸 말씀 드리고 이모님도 예수님 믿으시라고 전도 했더니 집에 신상을 모셔놓고 있는데 시 이모부님 편찮으실 때부터 모셔 놓았다고 하였다.

“이모님이 아무리 신상 앞에 절해도 이모부님이 돌아가셨지 않습니까? 세상 어떤 신도 사람을 살릴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에게 영생을 주시니 예수님 믿으시고 구원 받으세요” 라고 말씀 드리니 고개만 끄덕이셨다.

이모님 계실 동안에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전도 하여야 겠으며 성령님께서 이모님의 마음을 감동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 드린다. 할렐루야!

2000. 11. 3. 진해 진광교회 이 정민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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