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2004.04.10 19:13

윤봉원 조회 수:936 추천:119

<비오는 날>

봄 비가 촉촉히 내리는 주일 아침 외손자를 주일 학교에 보내기 위해 우산을 같이 받고 차를 기다리는 동안에 꽃가루가 빗물에 씻겨 길과 천막에 노란 줄무늬를 만드는 걸 보았다.

“강훈아! 저것 봐라.”

“할머니! 저게 뭐예요?”

“꽃가루와 황사가 공기 중에 떠돌아 다니다가 빗물에 씻겨 저렇게 나타났다 그러니 밖에서 놀다가 집에 들어오는대로 씻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눈, 코, 입으로 들어가고 비 맞으면 감기 걸린다. 알겠지?”

“예”

“예배 드리고 집에 올 때는 형님과 우산 같이 쓰고 오너라.”

주의를 주고 집에 온 나는 시어머님과 함께 교회에 갈 준비를 했다. 주일학교가 끝나고 돌아온 강훈이는 가방을 머리에 쓰고 집에 들어왔다. 전에는 골목에서 집에 들어올 때 예사로 비를 맞고, 비옷을 입힐 때마다 귀찮다고 하더니 비를 피해 모자대신 가방을 쓰고 들어 오는 걸 보며 내가 초등학생일 때 소나기를 맞으며 운동장에서 신나게 달리던 일이 생각났다.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왔다. 우리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운동장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달렸다. 선생님께서 보시고 “야! 이놈들아! 뭐하고 있느냐? 어서 집에 가거라” 하시며 야단을 치셨다. 우리는 머리에서 줄줄 흐르는 빗물을 훔치면서 계속 뛰었다. 한참을 달리다가 선생님께서 더 꾸중 하시기 전에 집으로 가자며 모두들 재미있게 깔깔거렸다. 그때는 자연이 깨끗해서 냇물이나 개울물에서 김장배추와 채소를 씻었고, 나물 캐다가 목이 마르면 개울물을 먹었다. 친구들과 잔디밭에 누워서 이야기 하다가 벌떡 일어나 나물을 많이 캐려고 서로 다투기도 했다. 보리 밭에 있는 냉이와 꽃다지, 쑥을 캐다가 잘못해서 보리싹이 뽑혔다. 주인이 잡으러 올 것 같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얼른 집으로 왔다. 참 즐거운 봄놀이였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좋은 것을 엿새 동안에 창조하시고 그 자연을 지키고, 가꾸고, 다스려 땅에 충만 하라고 하셨다. 그러나 지금 자연은 오염되어 몸살을 앓다가 이젠 심한 중증을 앓고 있다. ‘물의 날’을 맞아 앞으로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물 전쟁’ 일 것이라는 신문기사를 보았다. 물이 고갈되면 모든 생명체는 죽을 수 밖에 없다. 우리 영혼은 생수이신 예수님을 믿을 대 그 배에서 생수가 강같이 흘러 넘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영혼은 항상 갈급해서 헐떡이며 방황하게 되고 참 행복과 평안을 누리지 못한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찾아오셔서 주신 ‘평강’을 모든 사람들이 다 받아 행복한 삶이 되기를 기도 드린다. 할렐루야!

2000. 5. 1. 진해 진광교회 이 정민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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