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2003.06.05 12:54

윤봉원 조회 수:880 추천:132

거품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곰국을 꺼내니 기름이 엉겨서 딱지처럼 굳어 있었다. 숟가락으로 엉긴 기름을 걷어내고 가스불에 올려 끓이니까 거품이 생겼다.

단술 달일 때나 김치찌개, 된장찌개, 국 끓일 때 마다 거품을 걷어 내었지만 예사로 생각했는데 오늘 저녁에는 특별히 내게서 거품과 같은 성품들을 걷어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일어났다. 설거지를 끝내고 성경책을 읽었다.

유다서 1장 13절에 “자기의 수치의 거품을 뿜는 바다의 거친 물결이요”라는 말씀 앞에 오랫동안 목상하였다. 남해안의 고요한 바다 위를 배 타고 지나가면 뱃길따라 잔잔한 파도가 일고 군데 군데 있는 섬들을 지날 때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세계가 어찌 이리 아름다운지요 하며 찬양을 드린다.

모든 것을 포옹한 바다는 마치 어머님의 품속 같기도 하다. 바닷속 깊은 곳은 온갖 어류들과 수산지원이 저장된 보고로서 우리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태풍이 오면 성난 파도와 함께 거센 바람으로 인해 여러 가지 오물들이 바다위에 떠다닌다.



그것을 볼 때 인생들 내면의 오욕이 다 드러나는 것 같다.

자기의 수치의 거품을 뿜는 바다의 거친 물결을 보면서 인격이 미숙한 자와 교만한자의 행패를 보게 된다.

평소에는 교양이 있어 보이고 지성적인 사람도 자기 자존심을 죽이지 못해 불 같은 성정으로 변하여 분을 발할 때, 이권 다툼이나 권력 다툼으로 횡포를 부릴 때, 재물에 눈이 멀어 이성을 잃을 때, 결국 자기의 수치를 드러내게 된다.

높고 높은 보좌를 떠나 낮고 낮은 이 땅에 찾아 오신 예수님은 반석에서 솟아나는 샘물이 되셔서 갈한 영혼들을 먹이시고 소생시키시며 깨끗하게 씻어주신다.

마가복음 4장 37~41절을 보면

광풍이 일어나며 물결이 부딪혀 배에 물이 가득하였을 때 제자들이 배의 고물에서 베개를 베시고 주무시는 예수님을 깨우며 선생님이여 우리의 죽게 된 것을 돌아보지 아니하시나이까 하니 예수께서 깨어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 더러 잠잠하라 고요하라 하시매 바람이 그치고 아주 잔잔하여졌다.

바람과 바다라도 예수님의 말씀 앞에 순종한 것을 보면서 십자가 보혈의 숟가락으로 내 안에 있는 시기심과 교만, 욕심과 이기심, 원망과 불순종의 거품들을 하나 하나 걷어내니 “주께서 바다의 흉용함을 다스리시며 그 파도가 성령님의 품 안에서 평안한 마음으로 주님께 찬양을 드리게 되었다.

1999. 10. 27 진해 충 무 동 교회 이 정민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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