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화해의 기술

2009.02.06 17:18

윤봉원 조회 수:2262 추천:83

◎가족 화해의 기술
-“엄마, 미안해요….” 이 말이 왜 이리 어렵지?
◇가족과의 절연은 죽음만큼이나 큰 고통
우리 주위에는 가족과 담 쌓고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홧김에 내지른 말과 행동이 불씨가 되어 돌이키기 힘든 관계로 번진 것. “미안해요.” 한마디면 풀릴 것도 같은데 이게 쉽지 않다.
박정희 이레아동가족상담연구소 대표는 “성인이 되어 틀어진 가족 관계일수록 미안하다면서 쿨하게 손을 내밀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고 말한다.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오윤자 교수는 “한국인들은 감정과 이성(혹은 사실)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능력이 약하다. 그게 가족 관계에서 발생했을 경우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자존심부터 상해하는 게 문제”라고 분석한다.
서양도 비슷하다. 『화해의 기술』(지식의 날개)을 펴낸 미국의 가족 치유 상담가 마크 시켈(www.psybersquare.com)은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와의 절연을 죽음만큼이나 큰 상처로 받아들이면서도 쉽게 화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식구니까 괜찮다고? ‘가족 신화’에서 벗어나라.
회사 동료 혹은 친구와의 갈등보다 해결하기 어려운 가족 불화, 왜 그럴까. 오윤자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가족에 대해 비합리적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니까 말로 하지 않아도 이해하겠지’, ‘이 정도 화풀이는 할 수 있는 거 아냐?’하는 착각을 하는 거죠. 외부인에게는 깍듯이 예의를 갖추면서도 가족 앞에선 통제 불능 아이처럼 행동하니까요.”
마크 시켈은 “가족 신화에서 벗어나라”고 충고한다. “가족도 엄연한 사회집단이므로 건강한 가족은 어느 정도의 불협화음과 의견 조율 과정, 서로 맞춰 살기 위한 노력과 눈물을 당연하게 여긴다. 서로의 집을 방문하더라도 아쉬운 듯 짧게 다녀오고, 크리스마스나 가족 기념일에 지나친 기대를 갖는 것도 금물이다”라고 말한다.
◇먼저 손 내밀어라…한 시간만 견디면 된다.
이미 틀어진 상태라면 화해의 물꼬는 어떻게 터야 할까. 박정희 대표는 일단 ▲물리적 거리를 좁힌 뒤 심리적으로 다가서라 고 말한다. “어버이날 같은 기념일을 핑계로 찾아가는 거죠. 표현은 안 해도 상대 또한 기다렸다는 듯 반가워합니다.” ▲반응이 안 좋아도 한 시간만 견뎌라. 화해할 수 있는 '틈'이 반드시 생긴다. ▲“날씨도 좋은데 나들이나 갈까?”하면서 공원이나 영화관, 찜질방으로 유도, 화해 분위기를 조성한다. ▲서운했던 감정표현은 말보다 편지로 띄우는 것도 방법. ▲심리적 거리를 좁혔다면 원하는 바를 정중히 부탁한다.
오윤자 교수는 “친밀한 사이일수록 감사와 사과의 표현을 보다 자주,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엄마가 이번엔 잘못한 것 같다.”, “아버지, 지난번 제 행동이 무례 했어요하는 식으로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표현해야 합니다.”
◇가족도 사회집단…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라.
마크 시켈이 권하는 화해의 실천 단계도 귀담아 두자. ▲먼저 자신부터 돌아본다. “나야말로 식구들을 향해 서슴지 않고 분노하며, 식구들 의견을 들어주기보다 따지려 드는 때가 많지는 않았는지!” ▲가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나를 늘 화나게 하는 가족이라도 그들을 내 뜻대로 변화시킬 수는 없다. ▲가족 구성원의 ‘다름’과 자율성을 인정하라. ▲때로는 덮어둘 필요도 있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걸 포기하면 새로운 출발이 가능하다. ▲대사면하라. 용서를 통해 얻는 행복감과 자존감이 가족의 화합을 일군다.
마크 시켈은 “가족과의 화해는 결국 자기 자신과의 화해”고 강조했다.
출처: 한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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