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삼동 좋은아침외과에서 만난 김진섭(40·광림교회 집사) 원장은 의료선교 사역을 설명하다가 뜬금없이 ‘수술 십일조’를 드리고 있다는 말을 꺼냈다.

소득의 10%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십일조,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목적이 이끄는 삶’의 저자 릭 워런(새들백교회) 목사가 소득의 90%를 하나님께 바치는 것을 역십일조라고 하는 데 수술 십일조는 생판 처음 듣는 말이었다.

“수술비로 받은 소득의 10%를 헌금하는 겁니까?”

“저의 병원이 치질 전문병원이잖아요. 특정한 병원의 소개로 온 환자를 무료로 수술해주는 겁니다.”

김 원장의 대답은 완전히 동문서답이었다. 몇년 전부터 서울 청담동 방주병원에서 대장항문클리닉 외과과장으로 근무해온 김 원장은 2001년 아내 송호연(40) 집사와 함께 새벽기도를 드리며 개원하면 수술 십일조를 드리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했다.

하지만 아무나 무료로 수술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 김 원장 부부는 환자 선정 방안을 놓고 간절히 기도 드렸다. 그때 ‘밥퍼’ 최일도 목사가 운영하는 다일천사병원으로부터 치질로 고생하는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 바로 기도 응답이라며 무릎을 친 것이다.

김 원장은 2002년 1월 좋은아침외과를 개원하자마자 다일천사병원에서 이송돼온 노숙인과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치질 수술을 해줬다.

“저 혼자 수술 십일조를 드린 것이 아닙니다. 하나마취과의원 의사 5명이 돌아가면서 무료로 마취해주고 있고 저희 병원 간호사들도 헌신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병실이 비었을 때는 아예 병원 문을 잠그고 퇴근하면 되지만 노숙인 환자라도 들어오면 숙직을 서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는 김 원장은 “그러나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병실을 가득 채워주셨다”고 간증한다. 금싸라기 땅에 성형병원도 아니고 치질병원이 될까 우려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하나님께서는 선교사역을 하는 자신에게 큰 도움을 주셨다는 것.

“몇 명이나 무료 수술을 해줬죠?” “한 30∼40명 됩니다.”

정확하게 말해달라고 채근했지만 김 원장은 환자 명부를 작성하지 않아서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다일천사병원에서 환자를 보내면 한번도 거절한 적이 없다”면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인데 장부에 적을 필요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수술 십일조를 계속 드릴 것이냐는 질문에 김 원장은 “하나님께서 수술 십일조를 드리는 믿음을 변치 않게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좋은아침외과를 개원한 뒤 해마다 광림의료선교회 회원들과 함께 해외 의료선교도 다녀온다. 2003년에는 몽골,지난해에는 필리핀,지난 8월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현지 교회 교인과 주민들에게 사랑의 인술을 펼쳤다. 그는 지난해 필리핀 마닐라 의료선교 사역 때 만난 엄마(14)와 갓난아이를 잊지 못한다. 김 원장은 “먹지 못해 피골이 상접한 갓난아이의 눈망울을 보고 가슴이 무척 아팠다”며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갓난아이 엄마에게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진단만 해줬을 뿐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발만 동동 굴렀다”고 회상했다.

증조부(김신호·1953년 작고)가 1905년 충남 당진군 삼화감리교회를 헌납했고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감리교 장로인 김 원장은 중학생인 두 아들도 예수님을 영접,5대째 신앙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염성덕 기자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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