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계속해서 인용하라

신앙의 성장은 하나님과의 거리이다. 북극과 남극에 얼음이 어는 이유는 태양과의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망치와 정을 가지고 얼음을 깨는 것도 가능하나 쉬운 일은 아니다. 쉽게 얼음을 이기는 방법은 태양 가까이 가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성도의 성장도 힘쓰고 애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과의 거리가 성도의 성장을 좌우한다.

하나님께 가까이 가는 길은 말씀을 읽고 계속해서 인용하는 것이다. 인간 관계에서 상대를 존중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 사람과 만나기 이전에 그 사람이 쓴 글을 읽고 가는 것이다. 혹 책을 썼다면 그의 책을 읽고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책이나 글을 계속해서 인용하는 것이다. 자기 글과 책을 인용해 이야기하는 것을 지루해 하는 사람은 없다. 그것이 최고의 존경의 표시인 것이다.

지난주 연세대 의대 120주년 기념행사에 갔었다. 몇년간 교제해온 어떤 의사분이 있다. 나는 그 분을 무척 좋아한다. 왜? 그 분은 만나기만 하면 내가 쓴 책과 설교 내용을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이 와도 계속해서 책과 설교 내용을 인용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나는 도저히 이 분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국에서 인터뷰의 귀재라고 알려진 ‘바바라 월터스’라는 사람이 있다. 그의 인터뷰가 탁월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취재 대상을 만나기 전에 그 사람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는다고 한다. 그리고 인터뷰 도중 숨기려고 하는 내용이 있을 때마다 책 내용을 인용하면서 질문해 대답을 받아내곤 한다는 것이다. 바바라 월터스를 만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다. “내가 만난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나의 책을 읽고 그것을 계속해서 인용하는 사람’이다.” 신혼부부 집에서 가장 강력한 사람은 누구인가? 신혼부부의 결혼식에 관심을 갖고,비디오를 진지하게 보며,결혼 앨범을 가지고 묵상하는 사람일 것이다. 이런 태도로 살면 자장면 나올 상황에서도 탕수육이 나올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섬길 때도 마찬가지다. 하나님께 기쁨이 되는 사람은 누구인가? 항상 하나님 말씀을 읽고 그 말씀을 인용하고,그 말씀을 붙들고 사는 사람이다. 하나님은 하나님 말씀을 읽는 사람을 좋아하신다. 하나님은 그 말씀을 항상 인용하고 적용하는 사람을 사랑하신다. 하나님은 그 말씀을 붙들고 순종하는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신다(계 1:3). 하나님을 존중히 여기는 사람은 언제나 하나님께 존중히 여김을 받을 것이다.

전병욱 (삼일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