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안타까워 하셨을까...

2008.06.07 20:30

박은미 조회 수:943 추천:55

며칠전 육신의 생일을 맞이했다.

언제부턴가 생일이라는게 아무런 행사(?)와 기대에 못 미치는 평소와 별다름이 없는 그저 허울좋은 이름뿐인 날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올 핸,  한 이불 덮고 자는 식솔들 마저도 모른체하니 그 또한 말로 표현 못할 서운함과 서글픔이 가슴 깊이 남는다.

선물을 바라는 것도, 꽃한송이를 바라는 것도 아닌 그저 말 한마디 '축하한다' '축하해요' 해주길 바라는 그 마음을 이렇게도 몰라주는 걸까..정말 나란 존재가 이런 취급만 받아야하나 하는 교만하기 그지 없는 들보만 내보이고 말았다.

그러다..내친김에 냉장고속 묵은 반찬 통 설겆이를 하며 화를 삭히는데......................하늘 아버지,  나의 주님이 생각났다.  

'아버지도 그러셨겠구나...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워주었는데...내가 너를 얼마나 용서하며 위로하며 채워주었는데....그러셨겠구나.........ㅜㅜ  죄송함이 가슴 밑바닥 저 끝에서 밀려 올라온다.  안타까워 하셨을 그 마음과 서운하게 해 드린  어리석은 나의 행동들이 씽크대 앞 수도꼭지에 나오는 물 소리에 섞여 눈물되어 흐른다.  

또 이렇게 깨닫나 보다.
또 이렇게 아버지를 알아가나 보다.
경상도 사투리로 ' 그게 뭣이라고!!'
아버지만큼이나 서운하겠나. 어리석은 나를 여태껏 보시며 애태워하신 주님 만큼이나 되겠나..싶다
그렇게 어리석은 눈물을 훔친다,  

올 해 생일을 통해 주님은 또 나를 가르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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