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

2008.04.21 18:25

이정민 조회 수:1065 추천:49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

어른들만 사는 집안에는 조용해서 절간 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말이 없는 집안이 있다.
내가 시집 올 때만 해도 우리 시댁이 그런 분위기였다.  시아버님께서 집에 들어오실 때는 대문 앞에서 큰 기침을 하신다.  기침소리를 듣고 시누이와 나는 얼른 말없이 눈과 손으로 수도꼭지  잠그는 것과  부엌에 전깃불은 껐는지 먼저 보고 다음에 진지 상을 차려 드리는데 식사 때도 별 말씀 없이 조용하게 드셨다. 시아버님은 근검절약이 몸에 배이신 분이다.
어릴 때는  친정아버님  자전거 뒤에 타고 큰집이나 외갓집에 가고 낚시 가시면 따라 가고 자란 뒤에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아버님께 직접 말씀 드리라는 친정어머님 의 말씀을  듣고 아버님께 큰 어려움 없이 말씀 드리며 지내다가 시집을 오니 어렵고 힘들었다.
그러다가 첫 딸을 낳은 뒤로 우리 시댁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시아버님과 같이 지물포를 하시던 시어머님께서 집에 들어오시면 ‘ 아는 자나 ?’ 하시며 손녀가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시고 웃음소리가  집안에 나기 시작 하였고 아이가 말을 배우면서 할아버지께 안기고 재롱을 피우니 근엄하시던  시아버님도 손녀를 안고 웃으시고 친구 분들이 오시면 ‘ 할아버지께 인사 드려라’ 하시며 귀여워 하셨다.
아기가 잘 자라고, 엎치락뒤치락 기고, 걷고, 말을 하면 부모는 아무 근심이 없지만 병치레가 잦으면 부모의 마음은 애간장이 탄다.
세 딸들 중에 병약한 아이에게 마음은 더 쏠리고 어떻게 하면 건강해 질까하고 노심초사한 것처럼 신앙 공동체 안에서도 믿음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목사님의 마음은 육신의 부모 그 이상 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주일학교 6 학년 장성한 학생이 친구 이강토를 전도하여 아침 일찍 심방해서 주일 예배에 데려오면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아 그런지  엎드리고, 졸고, 주보를 폈다가, 펜을 떨어뜨리다가, 어쩔 줄 모르니 찬양할 때  자기 무릎 한 번 치고 친구 무릎 한 번 치고 어깨를 만져주며 바로 앉히느라 애를 썼다.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자라라는 뜻으로 목사님께서 장성한 으로 이름을 지으셨고 그 뜻대로 잘 자라서 좋은 친구가 되어 주고 있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 이는 우리가 이제부터 어린아이가 되지 아니하여 사람의 궤술과 간사한 유혹에 빠져 모든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치 않게 하려 함이라” (에베소서 4:13_14) 아멘

           2008년 4월 21일 이 정 민    할 렐 루 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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