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오랜만에 산에 가게 되었다.
이 곳 진해는 복잡한 서울에 비하면 국립공원이라 할 만큼 공기가 맑고 깨끗하다. 집에서 가까운 탑산에는 지난 추석 연휴에 가족들과 다녀왔기에 오늘은 한 시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는 장복산에 갔다. 조용하고 한적한 길을 따라 등산하는 분들이 여유롭고 한가로이 걸어가고 있었으며 가족들과 도시락을 준비하여 승용차로 나온 팀들은 오붓하게 모여 앉아 식사하는 모습이 참 평화롭게 보였다.
진해시를 상징하는 벚꽃나무는 물이 들어 단풍잎이 도로에 수북하게 쌓여 있고, 진해시의 나무로 지정한 편백 나무는 푸르게 잘 자라 쭉쭉 곧게 서 있었다.
보라색 붓꽃은 철보다 늦게 피어 산 언덕 바지에 즐비하게 있고 군데 군데 서있는 억새가 가을의 정취를 나타내었으며 노란 들국화와 빨간 바위 손이 조화를 이루었다.
산 위에서 장천 앞 바다를 내려다보니 각 도로와 Apt, 들, 논 밭이 단조롭게 보였다.
어느 지역이 개발지역이며 어느 땅의 땅값이 오른다며 부동산으로 재미를 보는 사람들이 참 재주꾼이고, 나는 무능한 자 같은 생각에 허탈하게 생각한 때도 있었다.
그렇던 나를 주님의 은혜로 이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로 살고 영원한 도성을 사모하는 삶을 살게 하셨다.
오늘 산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와 집들과 땅은 정다운 고향마을을 연상케 하고 가을의 신선한 맑은 공기가 심령까지 새롭게 해주었다.
내가 서 있는 이 산, 이 동네, 이 현실이 바로 내게 주신 에덴동산이구나 하고 다시금 깨달았다.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한 죄로 인해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 아담은 얼굴에 땀을 흘리고 수고 하여야 식물을 먹을 수 있고 하와는 잉태하는 고통으로 크게 수고하여 자식을 낳게 되었으며, 율법에 매여 사는 인생들은 참 안식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죄인들을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모든 인류를 대표하여 공의로 우신 하나님의 율법을 십자가에서 완성하시고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하셨다.
나 같은 죄인을 사랑하시고 구원하신 예수님의 대속공로를 믿고 오늘 내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삼가 듣고 지키는 것만큼 나의 현실을 에덴동산으로 회복시켜 주시고 평안을 누리게 하신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팔 씨름 할 때 손자가 힘을 다할 때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져주는 것처럼 내가 힘껏 순종 할 때에 주님께서 나의 부족한 것을 다 채워 주신다.
마태복음 11장 28절을 통하여 주님은 나에게 말씀 하셨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주님께 찬양을 드리고 떨어지는 빗방울을 피해 산에서 내려왔다. 할렐루야!
1999. 10. 31. 진해 충 무 동 교회 이 정민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