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딸의 편지를 받고 나서

2003.06.05 12:51

윤봉원 조회 수:841 추천:117

큰 딸의 편지를 받고 나서

큰 딸 은순이의 편지를 오랜만에 받았다.

평소에 전화로 자주 문안하는 큰 딸은 직장에 나가랴, 집에 오면 아이들 둘 보살피랴 사위를 도우랴 편지 쓸 시간이 없는 데 다가 성격이 꼼 꼼 한데가 있어 나처럼 대강 써 보내지 못하고 보니 일년에 한 두 번 정도 편지 했는데 내가 아프다고 하니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이 번 큰 딸의 편지를 읽으니 변리사 답게 썼다 싶어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무의식 중에 직업의식이 작용 한 듯 하다 38년 전 내가 초등학교 교사로 있을 때 길들 걸어가면 뒤에서 ‘선생님!’ 하고 불렀다. 뒤돌아보면 모르는 사람들이 “아! 미안 합니다. 우리끼리 선생님 인 것 같아서 내기하고 불러 봤는데 선생님이 맞군요.” 라고 했다.

나의 옷차림과 걸음걸이를 보고 그들은 선생님 인줄 알았던 것이다. 지금은 선생님들도 패션감각을 살려서 옷을 멋지게 입게 되고 또 승용차로 출퇴근 하는 분들도 있어서 뒷모습만 보고 선생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나님의 자녀로 중생된 자는 항상 성도의 모습이 나타나야 되는 데 그것을 인위적으로 되는 게 아니다 예수의 향기와 예수의 사랑이 나를 접하는 이들에게서 ‘성도님!’ 하고 부를 수 있어야 되는 줄은 아는데 아직도 나는 향기와 사랑이 나타나지 않아 안타깝다.

평화의 기도처럼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절망이 있는 곳에 소망을, 위로 받기보다 위로 하고, 사랑 받기 보다 사랑하는 자가 되어 나를 온전히 주는 자가 되기를 기도 드리게 된다. 큰 딸의 편지를 여러 번 읽으니 기승전결, 육하원칙에 맞게 쓴 것 같았다. 그 작은 꼬맹이가 이렇게 어엿하게 자라서 사회에 나가 일하게 하신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1999. 9. 4 진해 충 무 동 교회 이 정민 집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0 외갓집 윤봉원 2003.06.05 864
59 사랑의 빚 윤봉원 2003.06.05 788
58 생일 윤봉원 2003.06.05 834
57 평생교육 윤봉원 2003.06.05 760
» 큰 딸의 편지를 받고 나서 윤봉원 2003.06.05 841
55 주안에서 사랑하는 김 성윤님. 윤봉원 2003.06.05 783
54 샤넬 안경 콘텍트 귀하 윤봉원 2003.06.05 869
53 “창원 극동방송 협찬 기관에 대한 감사” 윤봉원 2003.06.05 997
52 태풍 윤봉원 2003.06.05 906
51 콩국수 윤봉원 2003.06.05 792
50 짝사랑 윤봉원 2003.06.05 775
49 믿음의 집 짓기 윤봉원 2003.06.05 876
48 오곡 백과 무르익은 가을 윤봉원 2003.06.05 803
47 정월 대보름 윤봉원 2003.06.05 750
46 장 담그기 윤봉원 2003.05.16 778
45 이 한 권의 책 윤봉원 2003.05.16 800
44 부활절 예배와 나의 간구 윤봉원 2003.05.16 815
43 하나님이 주신 선물 윤봉원 2003.05.16 901
42 감사와 기쁨 윤봉원 2003.05.16 824
41 시어머님 생신과 아리랑 윤봉원 2003.05.16 94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