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댁이와 할머니

2003.03.06 13:48

윤봉원 조회 수:1097 추천:116



우리 집 있는 동네가 완전히 시장이 되었다. 집에서 나오거나 들어가려면 많은 노점상들을 거쳐서 지나가기 때문에 바쁘게 가다가도 앞사람이 서면 나도 서게 된다. 서 있을 동안에 좌우에 앉아 있는 채소 파는 분들과 과일 파는 분들과 눈이 마주치게 된다.

“ 새댁이 이 파 2000원에 떨이 해 가거라”

“ 새댁이 이 풋 상추 이제 막 밭에서 뜯어 온 거다 약 하나도 안쳤다 갖고 가서 겉절이 해 먹어봐라 참 맛있다”

“ 새댁이 단감 이것 먹어 봐라 참 맛있다 한 무더기 2000원이다”

“ 새댁이 귤 한 소쿠리에 2000원이다. 싸다 좀 사 가거라”

이와 같은 말들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내가 상점에 앉아 있으면 어린아이들은 사정없이 “ 할머니! 색종이 주세요”

“ 할머니! 스케치북 주세요” 하며 들어온다.

내가 워낙 왜소하고 외출할 때는 안경을 쓰지 않으니까 입에 익은 대로 새댁이라고 하는데 그 새댁이라는 말은 부르는 쪽에서나 듣는 쪽에서나 다 기분 좋은 호칭이다. 상점에서는 돋보기를 쓰고 있을 때가 많고 그렇지 않아도 아이들 눈에는 틀림없이 할머니로 보인다.

누가복음 18장16절로 17절로 말씀을 보면 예수님께서 “ 어린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들어 가지 못하리라”고 하셨다.

아이들이 부르는 할머니가 내 본 모습이다. 나를 보고 아무리 새댁이라고 불러도 나는 할머니다.

어린 아이들의 곧이 곧대로 말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어른들도 아첨하는 말과 거짓말을 버리면 대인관계에 있어서 새 힘을 주고 사랑을 주며 기쁨을 주며 화목을 도모하는 말들만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길에서 부모를 잃은 어린아이들은 부모를 찾아서 큰 소리로 울면서 올 때까지 그치지 않는다.

나도 순례의 길을 가는 동안 잠시도 하나님 아버지를 놓쳐서는 안 된다. 한 눈 팔다가 놓치면 어린 아이처럼 큰 소리로 부르짖어 기도해야지. 그러면 금방 주님은 찾아 오실 테니까

          1988. 11. 5     이 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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