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고무신

2011.02.17 16:25

윤봉원 조회 수:1557 추천:49

노란 고무신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여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샀느니라 (마 13:44)
1950년대 초반 강원도 어느 깊은 산골에 상수라는 아이가 살았다. 어느 날 상수는 큰아버지로부터 노란 고무신 한 켤레를 선물 받았다. 난생 처음 받아본 새 고무신이 너무 아까웠던 상수는 그 신발을 신지 않고 손에 들고 다녔다. 어느 날 상수는 개울에서 노란 고무신을 씻다가 그만 한 짝을 놓치고 말았다. 고무신은 물살을 타고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상수는 고무신을 건지려고 무작정 개울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고무신은 계속해서 떠내려갔고 큰 강에 이르렀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고무신을 따라갔는지 상수는 결국 길을 잃고 다시는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어처구니없이 졸지에 고아 아닌 고아가 된 상수는 온갖 고생을 하며 한 많은 세월을 살았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초로의 노인이 된 상수는 TV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에 나와 굵은 눈물을 홀리며 그때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마침 그 시간에 그의 형님이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동생을 알아보고 방송국에 연락했고 그렇게 해서 다시 가족과 만나게 되었지만, 어머니는 이미 자기를 잃어버리고 난 뒤 얼마 안 되어 돌아가셨고, 늙으신 아버지는 오래 전부터 치매를 앓아 50여 년 만에 다시 만난 자식을 알아보지도 못했다. 할아버지가 된 상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나는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우리 인생도 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노란 고무신처럼 별것 아닌 것을 붙잡으려고 내달리다가 정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살아간다. 이 세상에는 허탄한 일에 열심을 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러나 그들은 삶이 끝날 때,죽음 앞에 섰을 때에야 비로소 여태까지 좇은 노란 고무신 한 짝 때문에 더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다. 사람들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으로 돈, 명예, 권력, 건강, 일 등을 꼽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일 뿐 절대적인 것이 되지 못한다. 우리가 정말 소중하고 절대적인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은 언제나 죽음 앞에서이다. 그리고 그 순간에 떠오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그동안 마땅히 소망해왔던 것이어야 한다.
참조. 신기성,「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 pp. 16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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