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外經)과 위경(僞經)
유대인의 고대 문헌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들이 있다.
“유딧이라는 매우 아름답고 신앙심 깊은 젊은 과부가 있었다. 유다 전역이 바벨론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고 있을 때 그녀는 군사기밀을 알려주겠노라고 속이고 적장의 천막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다음 그녀는 적장을 교묘하게 유혹하여 단독으로 연회를 열었으며 잠시 방심한 틈을 타서 그를 찔러 즉사시킨다. 그녀가 적장의 머리를 베어 가져오자 온 백성은 대대적으로 환영하였고, 마침내 바벨론 군대는 철수하고 말았다.”
“욥은 두 번째 아내에게서 난 아이들을 불러 모아 마지막 임종의 말을 남긴다. 그는 자신이 겪어야만 했던 온갖 시험들과 험난한 여정들을 되돌아보면서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에 대해 교훈적인 말을 들려준다. 드디어 그의 영혼은 병거를 타고 하늘로 옮겨지고 그의 딸들은 하늘의 노래를 부르는 특별한 재능을 받게 된다.”
위의 두 이야기는 각기 외경(外經)인 유딧서(Judith)와 위경(僞經)인 욥의 유언서(Testament of Job)에 나오는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개신교는 외경과 위경을 성경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가톨릭교회에서는 외경은 정경으로 그리고 위경은 외경으로 인정하고 있다.
바벨론 포로생활에서 돌아온 에스라는 성벽을 수축하고 성전을 재건함과 동시에 하나님의 말씀을 복원하는 데 불철주야 온 힘을 기울였다. 그래서 구역성경 24권(오늘의 39권)은 발간했지만 정경성을 갖추지 못한 70권의 책은 대중이 혼동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해서 ‘숨겨둔 책(Apocrypha)’이라는 명칭을 붙여 감추어 두었다. 그런데 이 명칭은 외경이란 뜻으로 사용되었으며, 70인역(헬라어역 구역성경)은 주전 2세기까지 대중적으로 읽혀진 유대 문헌들 중 14권(예레미야 서신을 독립시킨다면 15권)을 번역하여 외경으로 수록하였다.
초대 교부 제롬은 구약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하면서(주후 3세기) 70인역의 외경들을 포함시켰다. 가톨릭교회는 자신들의 교황권을 뒷받침해 주는 제롬의 벌게이트(Vulgate)역(마 16:18의 반석을 베드로로 번역)을 공식 성경으로 채택하였고, 트렌트(Trent) 종교회의는 오직 성경(Sola fide)을 강조한 프로테스탄트에 대항하여 외경을 정경으로 인정하기로 결의하였다(1546년).
위경(Pseudepigrapha)은 ‘가짜 표제’라는 뜻으로 주전 2세기부터 주후 2세기에 걸쳐 쓰여진 일반적인 유대 문헌들을 가리키고 있다. 구약과 신약의 위경을 합치면 100여종에 이르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18종이 있다. 외경과 위경은 주로 팔레스틴과 알렉산드리아에서 기록되었으며, 유대 랍비들은 그것들이 정경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바깥 책들’, 곧 경외서(經外書)라 불렀다. 이 책들은 말라기서 이후 하나님의 말씀이 더 이상 들려오지 않고 이교 국가들이 정치적, 신앙적 박해가 더욱 심해졌을 때 유대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책들로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비록 유명한 인물들(예레미야, 솔로몬, 마카비 등)의 이름을 빌려 출간하기는 했지만 조잡한 줄거리와 허황된 내용, 근거 없는 이야기 등은 정경으로서의 가치를 전혀 인정받지 못하였다. 외경과 위경은 교회 내에서 “어떤 권위도 지니고 있지 않으며 일반 책들과 별도로 취급될 수도 없지만”(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1장 3항) 역사 보조 자료나 학술 참고서로는 사용될 수 있다. 우리 모두 외경, 위경을 한번 읽어보자!
고영민 총장<백석문화대>
출처: http://missionlife.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all&arcid=0003984188&code=23111224
* 윤봉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0-08-09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