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실 바로 앞 예배실 기적같은 성장 일궜다… 500만원 들고 창업 12년 한남하이텍 200억 매출 눈앞

지난 8일 한남하이텍은 미국 화학업체 애버리 데니슨과 3000만 달러(360억원)짜리 수출 계약을 맺었다. 기술도 공동 개발키로 했다. 계약 체결을 위해 3년 가까이 땀 흘린 노고가 결실을 거두는 순간이었다. 계약서에 서명한 직후 최만묵(47) 사장은 하나님께 기도했다. “오랜 시간 준비했던 미국 시장 진출이 눈앞에 왔습니다. 제가 이룬 것이 아닙니다. 더 큰일을 하라는 하나님의 뜻인 줄 압니다.”

12년 전 다국적 기업 3M이 장악하고 있던 국내 아크릴 폼 테이프 시장에 빈손으로 뛰어들어 가히 기적적인 성장을 일궈가는 한남하이텍. 지난 15일 찾은 충남 공주시 장기면의 이 회사 사장실에는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내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역대상 4:10)라고 쓰인 액자가 걸려 있었다.

대일화학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최 사장은 1998년 사표를 내고 경기도 오산에 한남하이텍을 차렸다. 대학원과 직장 경험을 통해 산업용 테이프 시장의 잠재력을 봤지만 자기 사업으로 더 큰 선교를 하겠다는 포부도 있었다. IMF 외환위기 때의 이런 ‘무모한’ 도전에 주변 사람 대부분이 반대했지만 뚝심 좋은 그는 대출받은 500만원을 밑천으로 사글세 공장을 마련했다. 직원은 자신과 부인 장애경(47)씨가 다였다.

설립 초기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판로 개척이 쉽지 않은데다 그나마 있던 거래처도 떨어져나갔다. 오직 기도에 매달려 이 시기를 견뎌내야 했다. 그러다 직원 한두 명을 둘 여유가 생기자 컨테이너박스를 개조, 예배실을 만들고 직원들과 함께 아침예배와 성경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몇 년 후 지금의 건물을 인수했을 때도 최 사장은 가장 먼저 예배실을 마련했다. 본관 2층 사장실 앞에 있는 예배실에서는 현재 매주 금요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직원예배가 열린다. 한남하이텍이 개척 때부터 지원하고 있는 대전 소리빛교회 박경인 목사가 인도하는데 70여명의 직원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참석한다. 회사 외국인 노동자들도 이 예배를 통해 믿음 생활을 시작했다.

최 사장은 직원들의 기도가 회사 성장의 원천이라고 믿는다. “사람의 힘만 가지고 3M이 30년 이상 쌓아온 기술력에 도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지요. 그런데 하나님은 기술을 개발하는 영감 하나하나에 동행하셨고, 지금은 우리 제품이 국내 아크릴 폼 테이프 시장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남하이텍은 회사 전체의 믿음이 커져가던 2006년부터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며 성장 기틀을 다졌다. 창립 12년이 된 올해는 연 매출 200억원을 바라볼 정도로 건실한 업체로 자랐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와 독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도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최 사장은 부부가 출석하고 있는 평택 동산교회 담임이자 회사가 이전할 때마다 축복 기도를 해 준 이춘수 목사와 은사인 한남대 이수민 교수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최 사장의 대학원 시절 성경 공부를 인도했고, 회사 기술 자문역을 맡아줬으며 얼마 전 자신이 소장했던 저서를 모두 한남하이텍에 기증했다.

최 사장은 미션스쿨을 설립하겠다는 비전도 품고 있다. 대학 재학 시절 채플을 통해 예수님을 만나고 변화됐던 자신의 경험을 어린 학생들에게도 전하고 싶단다. 그는 끝으로 한남하이텍이 다른 여러 회사, 특히 경영자는 크리스천이지만 전사적인 예배를 드리지 않는 기업들에게 도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직원들이 기도하면 회사가 바뀌고 회사가 성장합니다!”

공주=글·사진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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