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이기고 네 자녀와 오순도순 사는 김원석 목사네, 죽음 문턱까지 갔다와서 한 일은… 아이 둘 더 낳았죠

“요즘 젊은 부부들이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아이를 낳기 힘들다고 하는데 이것은 믿음이 없는 얘기입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에 순종하면 하나님께서 재정적인 문제를 책임져 주시지 않겠습니까. 책임져 주십니다.” 강원도 원주시 흥업감리교회 김원석(49) 목사는 4명 아이들의 얼굴을 둘러보며 힘주어 말했다. 예은(15·여·중3), 기호(14·중2), 재승(7), 성언(6). 이들은 김 목사와 이정미(42) 사모 사이에 태어난 보석 같은 아이들이다. 위의 두 자녀와 밑의 두 자녀 나이가 한참 차이가 나 궁금증을 자아냈다. 때마침 놀토와 어버이날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김 목사 가족에게 그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김 목사는 불교, 우상 숭배하는 가정에서 고 3때 혼자 교회에 나갔다. 그는 차츰 모든 가족을 전도했다. 목사님들은 그를 신학교 쪽으로 안내했다. 회계학을 전공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김 목사는 좋은 직장을 버리고 선뜻 신학대에 가기가 싫었다.

“하나님께서 신학 쪽으로 몰아가셨어요. 금융사고가 나고 갑자기 어려움이 많아졌어요.”

학사 편입한 감신대에서 아내를 만났다. 결혼 후 일산신도시에 교회를 개척하고 10여년간 목회에만 전념했다. 그러던 중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큰 고비를 만났다. 2001년 심방을 다녀와서 쓰러졌다. 희귀병인 모야모야병이었다. 생소한 병이라 심각성을 몰랐으나 얼마 후에 중한 상태임을 알게 됐다.

“수시로 기절하고 호흡기를 끼고 겨우 생명만 연장했어요. 산다는 게 고통스러웠고 서서히 몸이 죽어가는 것을 느꼈어요.”

그러나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을 순 없었다. “기도하는 곳으로 가자. 기도하면 하나님의 뜻대로 될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병원을 나왔다. 김 목사가 개척한 교회는 후임목사를 모셨다. 김 목사는 처남교회에 가서 기도하던 중 3일째 되던 날 새벽, 신유의 기적을 체험했다.

“이제부터 전심전력으로 목회의 길로 가라”는 하나님의 내적인 음성을 들었다. 순간 아이들 생각도 났다. 개척목회를 한다고 아이들과 놀이동산 한번 간 적이 없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기도했다. 그때 말씀이 들리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류에 감전되는 듯했다. 아프던 머리가 가벼워지고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손발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후 아프지 않았고 후유증도 없었다.

다시 1년간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도하던 중 “네 자손이 많아지며 네 후손이 땅의 풀과 같이 될 줄을 네가 알 것이라”(욥5:25)는 말씀이 왔다. 또 무분별한 사회의 낙태에 대해 회개하던 중 “너부터 낳으라”는 음성을 들었다. 이미 두 아이가 있고 지금 건강이 나쁜데도 “정말 제가 낳아야 하면 낳겠습니다”라고 순종했다.

때마침 아내도 셋째를 낳으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고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셋째를 갖고 출산일이 임박해졌을 때 예은이에게 모야모야병이 발병했다. 유전병이 아님에도 예은이가 병에 걸려 충격이 컸다. 예은이는 초기에 발견, 수술해 완치할 수 있었다. 이때 태어난 아이가 재승이다. 다시 이겼다는 의미로 재승이라고 이름 지었다. 성언이는 욥기 말씀대로 이루어졌다고 해서 성언이다.

김 목사는 공기 좋은 곳에서 목회를 하고 싶어 원주행을 결심했다. 원주에 와서도 아이들에게 학원을 보내지 않는 대신 독서를 권유했다. 또 자율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며 어려울 때마다 기도로 돌파하기 위해 두 손을 모았다. 덕분에 아이들은 잘 자라주었다. 부모의 재정적 어려움에 부담을 느끼지만 예은이는 예능 쪽에 재능이 있다. 하나님이 책임져 주셔서 예은이에게 무료로 피아노, 바이올린을 가르칠 수 있게 좋은 만남을 이뤄주셨다. 기호는 “아빠를 보니 목회자의 길이 가장 행복한 길일 것 같고 제게 가장 의미있는 길인 것 같다”며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장래희망을 목회자로 정했다.

이 사모는 영육 간의 건강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권유하는 김 목사의 말에 힘입어 방과후 교사, 보육교사,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고 있다. “이제라도 세상에 눈을 돌려 교회와 학교를 연계해 고통당하는 아이들, 다문화·한부모가정 아이들을 돌볼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기뻐요.”

김 목사는 완쾌 후 아이들과 대화도 많이 하고 1년에 한 번은 꼭 여행을 다녀온다. 이 때문인지 아이들도 밝아지고 아빠와의 친밀감이 생겼다.

이 사모는 희귀 난치병을 극복하고 새롭게 태어난 김 목사와 예은이, 세 자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뿌듯해했다.

원주=글·사진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 윤봉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0-05-1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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