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술 점점 확산… 신앙인 상대 광고까지

2010.01.08 15:05

윤봉원 조회 수:1504 추천:55

“지금 사귀는 남자랑 결혼해도 되나요?” “사업이 언제쯤 잘 될까요?” “몇 달 전부터 남편과 각방을 써왔고 올해 이혼하려고 하는데요.”….

서울 강남의 K점(占)집에서 잠깐 본 ‘처방록’에 들어 있는 문의 사항들이다. 금전, 건강, 애정, 진로 등 인간사 갖가지 애환들이 거의 들어 있다. 이 점집 주인 이모(48)씨는 “기독교인도 똑같은 고민거리로 찾아온다”고 귀띔했다.

많은 사람들은 생년월일로 길흉화복을 따지는 토정비결이나 사주팔자, 점 등을 본다. 한국역술인협회 등 단체에 따르면 우리나라 역술 시장 규모는 최소 2조원에서 최대 4조원대로 보고 있다. 게다가 과거 가정집에 주로 있던 각종 역술업소가 카페와 미용실, 인터넷, 휴대전화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09년 전국 전화번호부 상호 편에 수록된 점집은 2007년에 비해 10% 정도 늘어난 2237개소에 달했다. 각종 문화센터에는 역술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풍조는 기독교인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새해 운세를 보기 위해 점집을 기웃거리고 자녀의 이름을 짓거나 결혼 상대자와의 궁합을 보러 역술원을 찾는 크리스천이 적지 않은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각종 광고지에는 ‘기독교인 비밀 절대 보장, ○○철학관’이란 글귀를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한 기독교 단체가 운영하는 결혼식장 예약실의 달력에 ‘손 없는 날’ ‘액이 끼지 않는 날’ 등이 적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성경은 점술에 의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성경은 “복술자나 길흉을 말하는 자나 요술하는 자나 무당을 너희 중에 용납하지 말라”(신 18:10∼11)고 가르치고 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6장 27절에서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겠느냐”며 인간의 앞날을 알 수 없음을 알려 주고 있다.

박정세 연세대 교수는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믿음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점집을 찾는 기독교인이 적지 않은 것은 교회 내에서 기복신앙적인 요소를 걸러내지 못한 탓”이라며 “크리스천이라면 하나님의 의로운 역사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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