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의 이동과 사람의 둔함

2008.05.17 11:20

윤봉원 조회 수:1530 추천:53

"중국 쓰촨(四川)성내 연못의 수위가 불규칙적으로 변하자, 수천마리의 두꺼비가 길거리로 뛰어나왔다. 그 후 몇 시간 뒤, 30년래 최대 규모의 지진이 강타했다."

12일 끔찍한 대지진으로 붕괴된 건물 잔해에서 시신들이 속속 끌려 나오자, 분노한 중국 네티즌들은 인터넷에서 '자연의 사전 신호가 있었음에도, 정부는 왜 대처를 못했나'라는 질책이 빗발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후베이(湖北)성의 호수가 한 시간에 수천㎡의 물이 사라질 때 지진 관측소가 이를 제대로 분석했더라면, 10일전에 대지진을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질 관측소는 "사실상 지진이 발생하는 시간과 장소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 같은 네티즌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몇몇 국가는 동물과 같은 자연의 사전 신호를 어떤 자연재해의 사전경고로 분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영국 지질학자인 로저 무슨은 "지금까지 동물을 통해 지진을 예측하는 방법은 신뢰성 있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문가들의 해명에도 네티즌들의 분노를 꺾을 수는 없을 듯 보인다. 심지어 중국의 유력 일간지인 차이나 데일리도 정부의 지진 예측 시스템을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내 이러한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첫 번째 신호는 지진 발생 3주전에 있었다. 후베이성의 언스시(恩施市)에서 대량의 물이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또 지진 발생 3일전, 대지진으로 최소 2000명의 시민들이 숨진 멘주(绵竹)의 길거리는 10만 마리의 두꺼비로 뒤덮였다. 멘주 거주민들은 두꺼비들의 등장이 '자연재해의 사전신호'라며 관계 당국에 대응을 촉구했다.

하지만 지방 기상청은 화시두스바오(華石市報)의 10일 보도에서 "두꺼비들이 번식기를 맞아 산란과 부화에 알맞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재해와는 상관없는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지진 당일에는 중국 후베이성의 성도(省都)인 우한(武漢)에 위치한 동물원에서 얼룩말들이 울타리 문에 머리를 받는 일이 벌어졌다고 우한 석간신문이 보도했다.

또 코끼리들은 격렬하게 몸을 흔들어 직원들을 다칠 뻔했으며, 야행성인 사자와 호랑이 20마리는 낮에 수면을 취하지 않았다. 지진 5분전에는 십여 마리의 공작들이 일제히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우한 석간신문에서 "이 같은 동물들의 행동이 지진 발생에 대한 사전 경고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질학자 무슨은 "몇몇 동물들은 인간이 인식할 수 없는 미세한 지진파를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지질 관측소 장 샤우동 연구원은 "지난 20년간 자연의 변화를 통해 20회의 지진을 예측했다"고 언급하며 "예측 확률은 중국 전체의 지진 발생률에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연현상과 자연재해의 연관성은 여전히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불확실한 측면이 많다"고 덧붙였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5/15/2008051501550.html]

* 윤봉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5-17 11:2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