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

2008.03.10 20:44

윤봉원 조회 수:1444 추천:48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3/07/2008030701514.html장로
이선민 논설위원 smlee@chosun.com
신약성서 사도행전에는 '장로(長老)'가 여러 번 등장한다. 교리적 혼란에 부딪힌 안디옥 교회가 유대 교회에 바울과 바나바 등을 보내자 장로들이 영접한다(15장4절). 사도들이 이방인 지역에 설립한 교회들도 유대 교회처럼 장로를 세웠다(14장·20장). … 학자들은 초기 그리스도교 교회가 유대교 회당(시나고그)을 본떠 장로 중심으로 운영됐다고 본다.
▶사제(司祭) 중심 가톨릭 교회 체제가 정착되면서 사라졌던 장로제도를 부활시킨 사람은 종교개혁자 칼뱅이었다. 그는 1541년 제네바 교회에 평신도 대표인 장로(presbyter)를 세워 교회 운영을 맡게 했다. 네덜란드 개혁교회와 스코틀랜드 장로교회가 뒤를 따랐다. 이들은 목사도 장로의 일원으로 본다. 미국 장로교는 '가르치는 장로'(목사)와 '다스리는 장로'의 권한이 비슷하다.
▶한국 개신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장로교에는 장로, 집사, 권사 등의 직책이 있다. 집사는 교회 실무를 맡고, 권사는 봉사·전도 활동 중추인 여성신자에 대한 예우다. 장로는 교회 운영을 결정하는 당회에 참여하고 부서 책임을 맡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로 있는 서울 소망교회가 10일 장로 선거를 실시한다. 후보로 등록한 45명은 대부분 교수·의사·CEO·고위공무원 등 지도층 인사들이다. 이들은 '40세 이상, 집사 7년 이상, 교회 봉사활동 7년 이상'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갖췄다. 그러고도 투표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지난해엔 한 명도 장로가 되지 못했다. 이 대통령도 3년 넘게 일요일 새벽마다 교회에서 주차 관리를 했지만 한번 떨어지고 두 번째 입후보에서 장로가 됐다. "소망교회 장로는 국회의원보다 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개신교에서 목사·장로·집사·권사는 봉사하는 직분이다. 장로는 문자 그대로 경험과 지혜가 많은 사람들이 신앙공동체를 잘 이끌어가리라는 기대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계급처럼 되고 말았다. 원래 장로제도가 없는 감리교나 침례교도 신자들 요구로 장로를 도입했다. 중요한 것은 장로라는 직함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이름에 어울리는 책임감을 갖고 교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저 담임목사의 들러리나 후원자로 그쳐서는 '장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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