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보육 시설로…]'아기 낳으세요'

2006.02.02 22:48

윤봉원 조회 수:1711 추천:185

[교회를 보육 시설로…]'아기 낳으세요'


개신교 ‘생명네트워크’출범… 저출산 해결에 앞장
교회마다 잇달아 어린이집 개설, 방과후 교실·노인대학으로 개방
세 자녀 출산땐 격려금도 지급




“교회의 울타리를 낮추겠습니다. 전국 5만여 교회가 아이를 낳고 기르는 환경이 되도록 앞장서겠습니다.”


개신교계가 범교단적으로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에 발벗고 나섰다. 지난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발족한 ‘생명과 희망의 네트워크’(대표회장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가 그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구엔 길자연(왕성교회·전 한기총 대표회장) 김선도(광림교회) 박종순(충신교회·차기 한기총 대표회장) 옥한흠(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조용기(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와 송자 한국싸이버대 총장, 이행자 YWCA연합회 회장, 정근모 명지대 총장 등 국내 개신교계의 대표적 지도자들이 공동대표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개신교계가 저출산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7월 CTS기독교TV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 교회 영·유아 보육사업 조인 및 선언식’을 갖고 “전국 5만여 교회 안에 유아원, 방과 후 교육시설 등을 만들어 맞벌이 부부의 영·유아 보육을 돕겠다”고 나선 바 있다.

  

또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가 290평 규모의 어린이집을 개원했으며 종교교회(최이우 담임목사), 신촌성결교회(이정익 담임목사) 등 많은 교회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또 강변교회(김명혁 담임목사)는 자녀를 3명 이상 낳은 경우엔 추수감사절에 해마다 100만원씩 자녀양육을 위한 격려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부산의 호산나교회(최홍준 담임목사)는 국내입양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네트워크 출범은 이처럼 각각의 교회가 남몰래 해오던 활동의 경험을 네트워크화함으로써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것. “저출산 문제의 해결은 교회의 시대적 사명”(발족선언문)이라며 출범한 ‘생명과 희망의 네트워크’는 선언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구체적 방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네트워크 실행위원장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는 “인구문제가 심각하니 자녀를 낳으라는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를 낳아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네트워크가 구체적으로 내놓은 아이디어 중 우선적으로 추진할 아이템은 ‘교회 울타리 낮추기’. 교회의 유휴공간을 영유아 보육시설과 방과 후 교실, 노인대학 등으로 개방한다는 것이다.

  

또 정신운동으로 ‘경건한 믿음의 자녀 낳기 운동’ ‘경건한 믿음의 자녀 키우기 운동’을 벌이고 ‘목회자 포럼’ 등도 개최하기로 했다. ‘1200만 신자, 5만 교회’의 한국 개신교계가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해 어떤 실천력을 보여줄 지 관심이다.







김한수기자 han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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